발목 골절 수술을 받게 된 날

by omoiyaru



2022년 7월 8일 (금)






나는 왼쪽 발목의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이는 내 인생에서 거의 첫 번째 사건사고였다.


세상 곳곳을 누비며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다니면서도 단 한 번도 큰 사고를 겪어본 적이 없던 내가 난생처음 사고를 겪게 된 후 처음으로 느낀 감정은 '아프다'가 아니라 '당황스러움'이었다

'어쩌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지?' 사고 이후 내 머릿속은 하루 종일 의문투성이었다.


실감이 나질 않았다.


발이 아파서 움직일 수는 없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걸을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여태껏 크게 다쳐본 적이 없는 나는 병원을 다니거나 아프게 되는 일은 남들에게나 생기는 일이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나는 첫 응급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을 받는 날까지도 지금 나에게 벌어진 일들이 쉽사리 믿기지 않았기에 큰 무리 없이 수술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수술이 끝난 이후 통증이 찾아오고 몸이 불편해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나자 비로소 조금씩 실감이 났다.


내가 얼마나 큰일을 저질렀고, 얼마나 많이 다친 건지 말이다.


한쪽 발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나자 건강할 때에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일상 속에서의 불편함들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들이 매 순간 나를 찾아왔다. 통증으로 인한 고통보다도 나는 그동안 무리 없이 해내던 모든 일들이 불가능한 영역이 되어버리고, 너무나 힘든 일로 느껴지는 순간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의 나였다면 손쉽게 해낼 일들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 환자로써 느끼는 괴로운 일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반면 이번에 아픔을 겪음으로 인하여 약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기 힘든 사회적 약자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버겁고 힘겨운 일일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상은 역시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서로 돕고 도우며 살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도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는 당분간은 입원생활을 계속해야 하고 아직 재활은 시작을 하지도 못했다.
언제 다시 예전처럼 무리 없이 걷고 뛸 수 있게 될지 가늠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막연하고 불안해지는 감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간 워낙 많은 것들을 해오던 나이기에 갑자기 세상이
ALL STOP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다.


오랜 시간 휴식을 꿈꿔오긴 했지만, 이런 식의 모습을 바란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건강을 잃은 후 찾아온 휴식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었다.

앞으로 나는 건강을 되찾기 위하여 헤쳐 나가야 할 관문들이 많을 것 같다.
그 과정을 잘 견뎌내어 내 몸이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지기를 그 무어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가능하면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게 조금씩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