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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Aug 07. 2023

조회수 9000을 돌파해 보다


최근 같이 살게 된 고양이를 주제로 한 글이 내 Brunch 글 중 역대급으로 조회수가 많이 나온 글이 되었다.


내 Brunch 글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봐주는 글이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에게 Brunch Story는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배설할 수 있는 창구였기 때문이다. '솔직함'으로 포장되었던 나의 적나라한 감정들이 표현되는 장소.


그로 인해 Brunch는 나에게 편안한 장소였지만, 가끔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누군가에게는 눈살이 찌푸러지는 '과함'으로 비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원치 않는 누군가의 노출을 나도 모르게 보게 되었을 때의 상황처럼.


요즘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나는 고양이를 돌보는 행위를 함과 동시에 나를 돌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고양이를 챙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은 나를 챙기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고양이의 아픈 곳을 챙겨주면서 내가 아픈 곳도 치료를 하고, 고양이가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으면 걱정을 하면서 내 컨디션도 챙기게 된다. 고양이가 사는 공간은 내가 사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청결한 환경관리는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되고 있다.


물론 내가 건강해야 어린 고양이도 잘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있다.

어찌 됐든 고양이는 나의 삶을 여러 가지 방면에서 바꿔가고 있는 존재임이 확실시해지고 있는 것 같다.


고양이 덕분에 나는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자세가 바뀌었고, 아침형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 이렇게 Brunch에 쓰는 글의 양도 많아졌으며, 암울하던 글의 분위기도 조금은 고무된 스타일로 바뀌었다. 고양이를 치료하면서 얻게 된 다양한 지식들은 둘도 없는 값진 경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있을 때 항상 요동치던 마음에 평온이 찾아왔다. 

늘 불안한 아이처럼 세상을 향해 걸어가던 나에게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곁을 지켜줄,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동반자가 생기니 나에게 놓은 수많은 선택들을 더 자신감 있게 해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러한 변화들에 좋은 반응들도 생기고 응원해 주는 분들도 늘어가는 것을 보면 늘 뿌옇기만 하던 나의 인생길에 하나의 이정표를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가 명확해진 느낌.


그래서 요즘 나는 집을 알아보고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정이 가질 않던 오피스텔이 이제는 고양이와 나의 소중한 보금자리라는 생각이 들고 있고 거기에서 나아가 고양이와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넓고 안전한, 그리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졌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무리한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해서 살아가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을까 부담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용기가 생기는 것은,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기 고양이가 내 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아기 고양이의 밝고 맑고 명랑한 천진난만함을 그저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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