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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다 느껴진다면

by omoiyaru

요즘 부쩍 되는 일이 없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굉장히 무기력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이 잘 풀릴 때에는 자만하며 살았던 날들도 있었는데 사람일이 잘 풀리고 잘 안 풀리고는 다 한순간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잘 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다 보니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조차 겁을 내게 되고 삶은 더욱 위축되어만 갔다.


그렇게 사고의 폭도, 만나는 사람들의 인간관계도 좁아져만 가다 보니 당당했던 내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점점 의기소침한 나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나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하게 되니 점차 판단력도 흐려지고 다 잘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조차 갖추기가 힘들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든 나에게 그나마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는 것이었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음식물을 집어넣으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공허해진 마음을 어떤 식으로든 채워 넣으며 그 속에서 삶의 낛을 찾으려 했다. 하나 이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진정으로 내 마음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나는 무서울 정도로 점점 더 무기력하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예전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나를 가꾸며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고 내 인생을 만족해하며 즐겁고 당당하게 살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지도 없고 힘도 없으며 나를 가꾸고 꾸미는 것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심한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었다. 스스로를 불신하는 상태에 빠지자 미래는 그저 막연하고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마음 상태에 있다 보니 내 인생에 온전히 집중을 하지 못했고, 어수선한 마음 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린 선택을 하다 보니 실수도 반복하게 되었다.


그렇게 길을 헤매며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나에게 마치 신의 선물과 같은 명쾌한 답이 하나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위해 보내오는 천사의 메시지와도 같았다. 여러분들도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나처럼 스스로를 향해 이 질문을 해보길 바란다.


10년 전의 당신이라면,
지금의 당신을 보고 뭐라고 말을 해줄 것 같나요?

나보다 이 질문을 떠올리기 직전에, 7살 어린 동생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침 이 동생도 힘든 일을 겪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 동생에게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분명히 내 나이가 되었을 때 너는 그 경험을 토대로 더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있을 거야라는 말로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이어 나한테도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내가 반대로 그 동생의 나이였다면 나에게 뭐라고 해줬을까? 그때의 나는 지금 내 나이에 내가 이런 모습으로 있길 바랬을까?라고 말이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서 0.1초도 고민하지 않고 답할 수 있다.

내가 바란 나의 모습은 지금의 이런 내 모습은 아니라고. 단연코 아니라고.




갑자기 머리를 띵 맞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왜 지금 이렇게 초라하고 나약한 모습으로 있는 건가. 내가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과거의 나는 내 모습이 이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 않았다. 반대로 미래의 나도 지금의 내가 이렇게 무너져가는 모습을 절대 바라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남은 내 인생이, 그동안 열심히 살면서 만들어낸 지금의 내가 이대로 무너지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동안은 우매한 질문들 속에 갇혀 어리석은 답들 속을 헤매고 다니느라 진리를 깨우칠 수가 없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주변의 속삭임에 이끌려 다니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그 속에서 발견해낸 귀한 보석 같은 현명한 질문 하나를 통해 나는 나의 내면에서부터 피어나는 내면의 소리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며 각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들었던 나는 여기까지. 오늘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 이제부터 나는 그 누구가 아닌 나 자신이 바라는 나의 모습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를 꿋꿋하게 멋지게 당차게 살아낼 것이다. 미래의 나에게 기특하다고 듬뿍 칭찬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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