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
여기서 말하는 '사랑'에 대한 여러분의 정의는 어떠하신가요?
저는 지금까지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사랑한다'라고 착각을 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는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영역의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싫기도 하고 가끔은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보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아껴주고 싶어지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지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받아온 사랑의 감정을 저는 당연하게만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사랑을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것'에 익숙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준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인색했던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점차 한 해 한 해 나이를 들면서 내가 받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이 쉽게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타인은 부모님처럼 저의 모든 행동들을 받아주지 않고, 관심도 없으며 오히려 배척하고 싫어하기도 하지요.
'나'라는 사람 자체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는 이 세상에 '부모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크기가 얼마나 무한한지도 깨닫지요.
반대로 생각해 보았을 때 저는 누군가를 그렇게 큰 마음으로 사랑해본 적이 없습니다. 마음이 좁은 저는 저와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이나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나와 다른 이들을 포용할 능력이 없던 저는 타인에게 가차 없이 저만의 잣대를 들이밀며 불편함이 느껴지는 관계들은 계속해서 끊어내기 급급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살다 보니 제 주변에는 제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으며, 반대로 저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 또한 가족들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행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여겨 제 자신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자신이 바뀌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주변으로 탓을 돌리며 주변 사람들을 바꾸면, 주변 사람들이 바뀌면 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다 보니 나를 한없이 맞춰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은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신 부모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앞으로는 내가 받았던 사랑을 누군가에게도 주고 또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