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기예르모 델 토로 (2025)

“그리하여 마음은 부서질 것이나, 부서진 채로 살아가리라.“

by OMONA
<오모나 웹진> 영화 리뷰
글 : 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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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는 어둠 속에서 빛을 탐구해 온 스토리텔러다. 그의 시선은 괴물을 통해 인간을 비추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소망한다. <프랑켄슈타인>에는 얼룩진 피와 살, 이름 없는 두개골이 만연하지만 무서운 영화가 아니다. 이것은 질서와 혼돈 속에서 빚어낸 또 다른 동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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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7년, 북극으로 향하던 앤더슨 선장(라스 미켈슨)의 배가 빙하 속에서 표류한다.

오밤중에 큰 폭발음이 들리고, 선원들은 한 남자를 구조한다.

그는 자신을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이라 밝히며,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쫓기고 있음을 경고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장면이 단순한 도입부가 아닌, 서사의 귀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의아할 수 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이야기의 파편에서 출발해 다시 봉합하는 구조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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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레오폴드(찰스 댄스)의 학대 아래 성장한 빅터는 자신의 피조물을 창조한다. 그의 삶은 어머니 클레어(미아 고스)의 죽음 이후 생명을 정복하고자 하는 집착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리고 이는 부모와 자식,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는 트라우마로 확장된다. 사랑받지 못한 이가 사랑을 만들려 할 때 벌어지는 비극인 것이다.

메리 셸리의 고전을 각색한 이번 작품은 결핍이라는 감정을 사랑과 구원의 신화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피조물인 크리처(제이콥 엘로디)의 일생은 창조 이후에 시작된다. 그는 창조주에 의해,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 배척당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그려낸다.

아기처럼 세상을 배우고, 짐승처럼 반응하며, 인간의 모습을 지녔을 때는 위협적인 존재로 규정된다.

하지만 폭력은 그의 본질이 아닌,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부여한 역할인 것이다.


영화는 빅터와 크리처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속죄와 용서의 구조로 확장된다.

나아가 폭력의 상흔을 마주하고, 서로의 결핍을 갈망하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인간이 괴물이라는 관철 속에도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는 역설은 깊은 여운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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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의 경우 두 배우의 인장이 뚜렷하다. 크리처를 연기한 제이콥 엘로디는 외로운 아이이자, 사랑받지 못한 이의 감정선을 잘 보여준다. 눈동자 하나만으로 인간이 괴물보다 잔혹할 수 있음을 설득해 내는 이유다.

두 배역(클레어, 엘리자베스)을 맡은 미아 고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델 토로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상하고 매혹적인 여성상을 소화한다.

미아 고스는 의도적인 여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이중성까지 드러내는 필수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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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은 괴물과 인간의 연대기를 완벽한 비대칭 속에 조명한 걸작이다. 영화 속 이미지들은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텍스트와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서사를 완성해 낸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평생 구축해 온 세계와 고전 동화가 완벽하게 맞물리는 순간인 것이다.


드문 경우지만, 극장을 나설 때 세상의 공기가 사뭇 달라지는 영화들이 있다.

큰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빛과 그림자를, 끝내 부서진 채로 삶을 선택한 존재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봄은 내려왔고, 꽃의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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