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떠나온 곳인가, 머무는 곳인가.”
<오모나 웹진> 영화 리뷰
글 : 김동우
오디션의 모든 것, 오모나 "omona.me"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 소영(최승윤)과 아들 동현의 이야기다.
영화는 1990년 캐나다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민을 통해 새로운 삶에 적응해 가는 여정을 비춘다.
이들은 ‘다르다’는 이유로 구분이 되는 세상에서 외로움을 견디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과연 집이란 떠나온 곳인가, 머무는 곳인가?
앤소니 심 감독은 두 인물을 통해 이민자의 모습을 투영하며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나간 삶과 시작되는 삶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두 사람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소영에게는 지나온 시간들이, 동현에게는 다가올 시간들이 그러하다.
영화에서의 시퀀스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캐나다에서는 4:3의 화면비를 통해 낯선 세상에서 느끼는 구속과 위축을 형상화한다.
그러나 무대가 한국으로 넘어올 때, 그 비율은 참았던 울분을 내뿜는 것처럼 확대된다.
또 다른 '집'으로 돌아온 그들의 삶에서 비치는 산과 들판은 이전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나는 이민에 대한 경험이 없어 그들의 상실과 단절을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거창한 외침 대신,
두 사람의 일상과 침묵을 고스란히 바라보기 때문이다.
소영과 동현의 모습은 특정 국가나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떠나온 이들이 공유해 온 보편적 감정에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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