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의 곤조와 대중의 시선 사이."
<오모나 웹진> 아홉번째 인터뷰
에디터 : 김정주
오디션의 모든 것, 오모나 "omona.me"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습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드럼치는정민'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드러머 박정민입니다.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에 머물지 않고,
나만의 확고한 스타일과 철학을 콘텐츠로 구축해 나가는 '인사이트를 주는 아티스트'를 지향합니다.
현재 인디 밴드 '적바림'의 드러머로 활동함과 동시에,
교육자와 콘텐츠 제작자로서 음악적 생존 전략과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와 SNS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Q2. 본 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나 영감을 받은 인물이 있나요?*
시작은 거창했는데 사실 과정은 좀 황당해요.
처음 음악에 눈을 뜨게 한 건 메탈리카였거든요.
전 세계를 돌며 미친 듯이 자유로워 보이는 모습에 꽂혀서 '아,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싶었죠.
그런데 정작 드럼 스틱을 쥐게 된 건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던진 '농담 반 진담 반' 한마디 때문이었어요.
친구들끼리 팀 하나 만들자며 배역을 나누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드럼을 맡게 된 거죠.
웃기게 시작하긴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이게 재밌더라고요.
저만의 에너지를 표출하기에 드럼만큼 화끈한 게 없었거든요.
장난처럼 시작된 운명이 결국 지금까지 저를 이 자리로 끌고 온 셈입니다.
Q3. 기억에 가장 남는 작품에 대한 경험담 이야기를 해주세요*
최근에 참여한 [조각모음]이라는 프로젝트 앨범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게 좀 재밌는 게, 서로 다른 네 도시의 밴드들이 모여서 하나의 앨범을 만드는 프로젝트였거든요.
사실 시작은 순전한 제 '리스너적 팬심'이었어요. 예전부터 컴필레이션 앨범들을 들으면서 '아,나도 저런 결과물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냥 머릿속으로만 굴리던 아이디어였는데, 이걸 실제로 구체화하고 현실로 끄집어내는 과정이 정말 재밌어요.
단순히 드럼만 잘 치는 게 아니라, 막연한 상상이 실제로 만들어 지는게 너무 재밌어요.
Q4. 디렉터로부터 칭찬을 받은 사례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사실 저는 스스로를 화려한 테크닉으로 압도하는 스타일의 드러머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신 '곡의 전체를 읽는 눈'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보통 적바림에서 곡 작업을 할 때 메인으로 곡을 쓰는 기타 형이 제게 종종 칭찬하는데, '너는 곡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리듬을 설계하는 능력이 좋다'는 말이었죠. 작곡가가 곡에 담고 싶어 하는 감정이나 분위기를 캐치해서, 드럼이 튀어야 할 때와 뒤로 물러나서 받쳐줘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곡의 맥락을 읽고 사운드의 빈틈을 채우는 건 감각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 동료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게 제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Q5. 동료에게 도움을 줬던 경험이 있나요?
드러머는 보통 무대 맨 뒤에 있지만, 저는 우리 팀이 대중의 맨 앞에 서는 방식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밴드 내에서 공연 포스터 기획, SNS 피드 구성, 영상 편집과 썸네일 제작 같은
비주얼 브랜딩을 주도적으로 맡고 있어요. 사실 저도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음악이 어떤 이미지로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저는 한 발짝 떨어져서 우리의 결과물이 어떻게 하면 더 힙하고 일관성 있게 보일지 고민하고 제안하죠. 아직은 완벽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런 고민들이 모여 우리 팀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동료들에게 단순히 박자를 맞춰주는 조력자를 넘어, 팀의 가치를 시각화하는 파트너로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Q6. 나의 개선 했으면 하는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극복 방법은?
저는 소위 말하는 '곤조'가 강한 편입니다.
아티스트로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건 좋지만, 때로는 제가 하고 싶은 것에만 과하게 몰두하는 외골수적인 면이 분명히 있죠. 하지만 제가 만드는 것들은 결국 누군가에게 소비되어야 가치가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 고집을 꺾는 대신, '내가 만든 것을 소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이 포스터를 보면 공연에 오고 싶을까?', '이 썸네일이 클릭할 만큼 매력적인가?'를 스스로에게 계속 되묻는 거죠. 단순히 내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넘어, 소비자가 반응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하고 제 고집을 그 위에 얹으려 노력 중입니다. 내 색깔을 지키면서도 대중과 더 날카롭게 접점을 만드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Q7. 살다보면 어려웠던 순간들이 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누구에게나 그렇듯 청소년기는 불안함의 연속이었죠. 저 역시 정해진 정답 없이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저를 붙잡아준 건 제가 동경하던 음악 속의 모습들이었어요.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아티스트들을 보며 ‘나도 저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에너지가 불안함을 버티게 하는 동력이 됐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음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큰 힘이 됐어요. 혼자였다면 흔들렸을 순간들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죠. 결국 제게 음악은 단순히 소리를 내는 행위가 아니라, 어려운 시기마다 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좋은 사람들을 곁에 남겨준 가장 확실한 구원이었던 셈입니다.
Q8. 함께 일하고 싶은 이상적인 인물이 있나요?
음악적 뿌리가 메탈리카에 있다 보니,
언젠가 우리 팀 '적바림' 곡에 메탈리카 보컬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상상을 하곤 해요.
힙합 씬 보면 장르 상관없이 피처링 주고받으면서 곡의 에너지를 확 바꾸잖아요.
밴드 음악도 그런 식의 협업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전설적인 보컬의 목소리가 제가 치는 드럼 비트 위에 얹어지는 것, 생각만 해도 재밌지 않나요?
Q9.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아티스트로서의 명예와 교육자로서의 명성, 두 가지를 다 잡는 게 목표입니다.
우선 밴드 적바림의 새 앨범이 나오면 광화문 같은 큰 전광판에 우리 홍보 영상이 걸리는 장면을 상상하곤 해요. 그리고 열린음악회 무대에 서서 대중과 만나고, 결국 한국대중음악상까지 타보는 게 연주자로서 가진 명확한 야망입니다. 동시에 교육자로서는 '드럼' 하면 제 이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확실한 커리어를 쌓고 싶어요. 연주자로서는 명예를, 교육자로서는 깊은 신뢰를 얻는 것.
이 두 가지가 제가 그려가고 있는 미래입니다.
Q10.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해주세요. 또는 마음 속에 품고 사는 한마디는?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며 후회 없이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는 주저 없이 몰입하려 하죠. 남의 시선에 휘둘리기보다 나만의 철학을 지키되,
그 과정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선을 지키는 것.
이 단순한 원칙이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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