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도이 노부히로 (2021)

“사랑은 사람의 이름을 한 시절과 만나는 일.”

by OMONA
<오모나 웹진> 영화 리뷰
글 : 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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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이별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우리는 그 자명한 사실을 알면서도 망각하거나, 외면하려 애쓴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무기(스다 마사키)와 키누(아리무라 카스미)의 5년을 기록한 영화다.

이들의 사랑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모든 것을 가진 듯한 환희와,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불안을 진솔하게 담아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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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와 키누가 첫 차를 기다리기 위해 함께 보내는 새벽처럼,

<비포 선라이즈>의 단 하루처럼 찰나의 순간이지만 영원토록 머무는 기억이 있다.

그것은 낯선 타인에게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

취향이 맞닿는 순간의 설렘, 서로를 닮아가는 시간들의 가치는 이루어 말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도이 노부히로의 연출은 객관적인 판단을 잠시 유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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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의 제목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

꽃다발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색과 향기를 뽐내지만, 뿌리가 잘린 채 묶여있어 스러져 갈 시간을 안고 있다.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함께 온기를 나누고, 이내 상처를 입으며 사랑이라는 생기를 찾아 다시금 시들어간다. 영원히 아름다울 수 없기에 한철의 만개(滿開)가 더욱 선연한 이유다.

사랑은 사람이 아니라 시절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단지 멀어지면 보내주고, 가까워지면 맞이하는 게 겁이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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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5년 만에 다시 본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여전히, 오히려 더 깊게 다가왔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붙잡을 수도 없지만, 웃으며 손 흔들어주고 싶은 기억이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는 것. 그렇게 사랑은 많은 걸 안겨주었다. 우리는 다름 속에서 닮아가고, 또 멀어질 테다.

모든 시간이 과거이자 현재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한 장면으로 존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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