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 코인 시장은 끝났다?

코인에 대하여

by 정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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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화폐는 장부에 숫자만 적으면 무한 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발행량이 고정돼 있다.”


이 말은 기술적으로는 맞다. 블록체인 상의 비트코인은 복제되지 않고, 발행 규칙도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빗썸 사태는 이 논리가 현실의 거래 구조에서는 얼마나 쉽게 무력화되는지를 보여줬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핵심은 단순하다.

비트코인은 복제되지 않았다. 채굴량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부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비트코인’이 거래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하나다.

거래소 내 잔고는 온체인 데이터가 아니라 장부 데이터로 처리 되기 때문에

장부상 잔고를 허위로 기재하고 그 자산을 거래소 내부에서 매도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즉,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고정돼 있다는 사실은 ‘거래소 장부’ 앞에서는 보호 장치가 되지 못한다.

이 순간, 비트코인은 화폐와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이 구조를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비트코인 전체 채굴량과 거래소별 잔고를 실시간으로 검증?

거래소의 보유 자산에 대한 강제적 증명?

거래소 운영에 대한 금융권 수준의 규제와 감시?


이 모든 장치는 중앙 감시자와 신뢰 기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이 문제를 완전히 막으려는 순간 탈중앙화라는 비트코인의 본질은 훼손된다.


그렇다면 거래소를 배제하고 P2P 거래나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가면 해결될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에스크로 사기, 유동성 부족, 사용자 경험의 불편함, 법적 보호의 공백으로 인해

결국 시장은 편의성과 안전 사이에서 타협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중앙화 거래소였다.


거래소는 그냥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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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코인의 불안정성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본질은 다르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예금이 모두 금고에 현금으로 쌓여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Lehman Brothers 사태 역시 달러가 가짜라서가 아니라
담보 자산의 가치와 장부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했다.


빗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초점을 “코인이 위험하다”에 두는 순간, 문제를 잘못 짚게 된다.

코인은 프로토콜이고, 거래소는 신뢰 사업이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본질이 아닌 감정에 반응하게 된다.


문제를 정확히 보지 못하면 우리는 또 다른 사태가 터질 때마다 자산이 아니라 감정을 옮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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