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택을 찾기

뮤지컬 라이카

by 교사맘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배우가 박진주, 김성철 배우였다.

뮤덕이 아닌 나는 두 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번 뮤지컬은 박진주 배우의 노래를 제대로 듣고 싶어 무작정 예매한 공연이었다. (글 속에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화면 캡처 2025-04-21 133416.jpg


시놉에 나온 스푸트니크 2호를 탑승하고 우주로 보내진 개가 라이카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맙소사.

다만 실제 라이카는 우주선 안에서 안락사 되었지만

극에서 라이카는 B-612라는 행성에 불시착하게 되고, 거기서 어린왕자와 장미, 바오밥나무를 만난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연결시킨 것이 정말 참신하게 느껴졌다.

또 지구에서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과학자를 그리워하는 라이카와, 어린왕자가 행성을 떠났을 때 홀로 남겨졌던 장미가 서로를 공감하며 위로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다.


유기견을 실제로 우주선에 태워 보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목적을 위해 생명을 수단화하는 일은 사랑의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직의 이윤을 위해 구성원의 실수에 대해 모멸감을 주면서 정정을 요구하거나

모멸감을 주지 않더라도, 구성원의 어떤 고유한 특성을 재단하려 들지 않나.

어떤 조직의 명분을 위해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배제하려 하고 그 힘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일은, 심지어 사랑을 구현해야 하는 종교 집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나라고 아니었나.

여기 저기서 듣고 본 조각들, 파편들을 가지고

엄연한 한 존재를 오해했고,

우리 학교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힘들면 떠나면 될 거 아닌가'라고 쉽게 생각했다.




지구인들이 자신을 버리려고 했다는 것에 분노한 라이카는

어린왕자와 함께 지구를 멸망시키려 열심히 달리지만

그 중에도 선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리고 "다른 선택을 할래"라고 노래하며 지구로 가, 라이카를 우주선에 태워 보낸 것을 늙기까지 미안해하는 캐롤라인을 보게 된다. 라이카는 극 후반부에 (지구를 멸망하는 대신, 인간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겠다"고 노래하는데, 공연일이 마침 4.16.이어서, 세월호의 어린 학생들과 또 우리 학교를 거쳐간 인연을 기억하자고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한 선생님에게는 따뜻한 밥 한 끼 사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지 못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데, 캐롤라인처럼 미안한 마음을 계속 갖고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도 그때와는 달라지리라, 다짐한다.


+ 라이카에게 현실과 진실을 알려준 존재가 생명체가 아닌 '로봇'(로케보트)이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사람보다 챗gpt와 대화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미래가 그려지곤 하는데, 그만큼 현대의 기술을 상징하는 로케보트의 역할도 정말 참신했다. (로케보트 한보라 배우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노래를 정말 잘하셨다. ㅠㅠ)





뮤지컬 라이카 스페셜 커튼콜 - 박진주의 '기다려'

https://www.youtube.com/watch?v=is45Y-ylBoQ





<공연정보>

화면 캡처 2025-04-21 135041.jpg

나는 공연 전날 저녁에 다음 날 저녁 공연을 예매했는데, 그게 '당일 공연 예매'인가로 분류되어 50% 할인을 받았다. 이렇게 수준높고 재미있는 공연을 45,000원에 볼 수 있다니, 진심으로 뉴욕 브로드웨이가 부럽지 않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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