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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Sep 10. 2020

길 위의 음악

드로잉에 빠진 여자

음악 여행의 일부다.
신중하게 선택된 음악을 여행 중 마음이 이끌리는 특정한 장소, 혹은 특별한 어떤 순간에 들을  느끼는 감흥은 설명하기 힘들다.
떠나기  스마트폰에 음악을 저장하는 일은 여행을 하기 전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준비과정이다.

그러나 진짜 음악은 길 위에서 만나는  나라의 음악이다.
나는  귀를 쫑긋 열어 놓은 상태로 다닌다.
실은 낯선 장소에 가면 모든 감각이 새롭게 열린다.
새로운 음식을 먹고 새로운 풍경을 보고 낯선 공기를 마시고 들어보지 못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체가 여행이고 즐거움이다.
음악에 관해서 여행하는 동안  감각의 일부는 언제라도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연히 타게  택시에서 기사가 듣고 있는 노래가 마음에 들어올 때도 있고 길을 가다 성당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끌려 들어가기도 하고 길거리 버스킹 공연에도 귀를 반짝 세운다.


들어보지 못한 가락 리듬 박자 음색 악기 소리는  나를 설레게 한다.

이란 여행을 할 때 뮤직 박물관에서 공연을 보고 홀딱 반해 사 온 시디가 있다.

공연한 팀의 시디는 아니고 이란의 유명한 연주가들의 시디 중 하나였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와서 들어봤는데 참 좋다.


현의 소리는 챙챙 거리고 음들은 출렁이고 가락은 이리저리 밀렸다 당겨졌다 끌려갔다 끌려오며 마음을 잡아끈다.
챙챙 거리는 현의 소리 뒤를 받쳐 주는 북소리도 좋고 우수에  남자 가수의 음색도 좋고 수록되어 있는 곡도 다.

음악과 노래를 듣다 보면 이란에서 봤던 사람과 풍경들이 떠오른다.

다시 가게 되는 날이 올까?


오늘 모처럼 그 시디를 다시 틀었다.


그리고 나는 그 멋진 연주자들을 펜 끝에 소환했다.

아련한 그리움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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