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여행기
혼자 여행을 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이를테면,
늦은 밤까지 돌아다니지 않는다.( 실은 늦도록 돌아다기도 한다)
위험한 곳에 가지 않는다.(거의 그렇다)
히치하이킹을 하지 않는다.( 드물게 하기도 한다)
이런 것 말고는 대체로 남자를 경계한다.
오래 여행을 하다 보니 안전하게 여행을 하게 되는 나름의 노하우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자평한다.
남편은 내가 여행중일 때 연락만 자주 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길치에 덤벙대는 아내가 어떻게 여행을 할 수 있는지
매번 궁금해하면서도 알아서 잘하리라 믿는다.
그런데 한 번 3일간 연락이 끊긴 적이 있었다.
일 년에 삼 개월만 길이 열리는 조지아 오말로를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
오말로 안 쪽으로 세 개의 마을이 더 있는데 그중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을에 가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대중교통도 택시도 없어 트레킹 하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트럭 한 대가 서더니 태워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남은 길은 멀고 운전사는 인상이 좋아 보여서 트럭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지금 트럭을 얻어 타고 가는 중이야.
그게 마지막 카톡이었다.
그다음부터는 인터넷이 되지 않았고 그 마을에서 머무는 3일간 인터넷을 쓸 수 없었다.
3일 후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으로 나왔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
트럭을 얻어 탔다는 문자 후에 아무 연락이 없으니 3일간 남편이 했을 걱정과 고민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나였다면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다.
남편은 대사관에 실종신고를 해야 하나 비행기표를 끊어야 하나까지 생각하고 있었단다.
그렇게 남편이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몇 마디 말로도 그 마음이 충분히 전해져서 난 정말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 후로 여행 중에는 숙소와 동선에 대해 남편에게 바로바로 알려준다.
매일 연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하게 여행 중인 것만 확인시켜 주면 된다.
튀니스에서 토주르로 이동하려면 하루 종일이 걸린다.
버스 시간만 7시간이 넘는다.
출발하면서 문자를 하고 토주르에 도착하고 나서는 체크인하고 씻고 저녁 먹고 다음 날 사막투어를 예약하고 바로 쓰러져 잤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한 사막투어를 부지런히 따라다니고 있는데 사막 한가운데서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행 중에 남편이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어서 깜짝 놀라 전화를 받았는데 인터넷연결이 안 되는 지역이었다.
혹시 해서 카톡을 확인하다 실소가 터졌다.
잘 다니고 있지?
연락이 너무 없어서….
연락이 너무 없어서라니! 바로 전 날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날짜로는 하루가 안 지났고 시간으로는 하루가 막 지난 참이었다.
그 새를 못 참고 궁금해하다니.
허나 과거의 전적이 있으니 어쩌랴.
남편은 안심하고 편하게 잔다고 톡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