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 그 깊은 기록

by 전온유

얼굴에는

지나온 시간이 조각되어 남습니다.

미소와 주름,

말없이 굳은 표정까지

그가 걸어온 계절을 흔적으로 남깁니다.


말투는

또 다른 기록입니다.

얼굴이 인생의 외곽을 드러낸다면,

말투는 그 안쪽에서

어떻게 다듬어지고, 무엇으로 채워졌는지를 보여줍니다.


툭툭 쏘아대는 말에는

아직 덜 아문 상처가,

부드럽게 풀린 어투에는

오랜 시간을 걸쳐 이뤄낸 화해의 숨결이 배어 있습니다.


단어 하나,

숨의 길이,

침묵의 무게까지도

한 사람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얼굴보다 말투에서

더 깊은 인생을 듣습니다.


말투는 언어가 아니라,

삶이 남긴 무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떤 말투로 나를 드러내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무늬로

내가 살아온 시간을 말하고 있을까요.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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