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개의 모래시계, 어떤 말로 시간을 채우는 가

by 전온유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저는 작은 1분짜리 모래시계를 꺼내 놓습니다.

모래가 모두 떨어질 때까지,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만 해보는 시간입니다.


모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이내 말을 잇지 못합니다.

어색한 웃음, 찰나의 침묵,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이런 질문이 뒤따릅니다.

“1분이 이렇게 길었나요?”

“아직도 안 끝났어요?”


‘나’에게 집중해야 하는 시간은 유난히 더디게만 흐릅니다.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에는 참 민감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꺼내는 일에는 무척 서툽니다.


하루는 24시간, 1,440분.

누구에게나 1분짜리 모래시계 1,440개가 똑같이 주어집니다.

바쁘든 한가하든, 이 숫자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직합니다.


오늘 나는

몇 개의 모래시계를 나의 이야기로 채웠을까요.


어쩌면 우리의 수많은 시간은

타인의 시선, 세상의 소음,

그리고 습관처럼 반복되는 생각들로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주어진 1,440개의 모래시계 중

단 하나만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건네진 1분들이 쌓여,

비로소 ‘나의 삶’이라는

고유한 이야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 당신은

누구의 시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수요일 연재
이전 16화채움과 나눔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