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작은 공간 하나를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공간의 존재를 인식하며 사는 사람과,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말하는 순간에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마음의 공간을 인식하는 사람은 말을 내뱉기 전, 잠시 그곳에 머물며 생각의 시간을 갖습니다.
내가 건네려는 이 말이 상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혹여나 오해를 사거나 상처를 주지는 않을지 그 공간 안에서 신중히 검토합니다.
적절한 단어를 고르고 말의 길이와 높낮이를 조절하며, 때로는 침묵이라는 가장 깊은 언어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화에서 발휘되는 '여유'입니다.
반대로 그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말이 떠오르는 순간 곧바로 밖으로 던져버리고 맙니다.
생각보다 먼저 말이 나가고, 의도보다 빠르게 상처가 도착합니다.
사실 우리 중 마음의 공간, 즉 여유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그 여유를 꺼내어 사용하지 않을 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마음속에서 여유가 사라지면,
그 빈자리를 다른 것들이 빼곡하게 채우기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보통 '이유'라고 부릅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라는 이유
"나는 원래 말투가 이래."라는 이유
"내가 뒤끝이 없어서 직설적일 뿐이야. “라는 이유
이유가 많아질수록 대화는 점점 거칠어집니다.
여유를 가진 말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당기지만,
이유를 앞세운 말은 사람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하기를 잘하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는 지금
여유 속에서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유로 말하고 있는가.
그 짧은 공간을 의식하는 순간,
말은 달라지고 관계도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