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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전문 오코치 Oct 24. 2021

3-7. 퇴사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

  직장을 옮기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자 할 때는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퇴사를 고려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의 사례가 있다.     


  첫째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이다.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 많은 청년이 인턴 또는 계약직으로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딘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짧은 기간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턴, 계약직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취업 구조이다. 국가에서는 청년들의 취업률을 높여야 했고, 이 짐을 덜고자 사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청년들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만들었다. 이 때문에 기관에서는 애초에 없었던 인턴이란 제도를 만들었지만, 실제 정확히 인턴 직원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는 기관별로 모두 다르다. 따라서 어느 기관에서는 정규직 직원의 업무와 동일하게 일하지만, 또 다른 기관에서는 문서 복사, 행사 준비 지원 등 단순한 업무를 맡기도 한다.     


  일단 사회생활을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다른 기업에 지원할 때 이력서에 넣을 스펙의 용도로 생각한다면 괜찮다. 하지만 계약직 직원으로 몇 년간 일하며, 반복되는 사무 지원 업무로 자신의 업무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그대로 시간만 흘러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취업 시장에서 나이 제한으로 인해 환영받지 못함은 둘째로 치고, '경쟁력이 없는 나’로 남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일하는 일터 그리고 사회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히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이 험한 취업 시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사회생활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때이다. 10년 전, 내 사회생활의 첫 시작은 남자 직원들로만 구성된 영업조직에서였다. 당시 업무 중에 욕설은 다반사였고, 함께 차를 타고 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라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해보라는 등 비상식적인 언행을 하는 선임이 있었다. 당시에는 어쨌든 인턴 신분이라 참았지만, 지금 돌이켜 봐도 좋은 선임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까? 왠지 아직 많은 직장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직장인들도 많은 거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짊어진 인생의 짐이 있다. 누군가는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고, 또 누군가는 가족을 부양하기도 한다. 취업 시장도 좋지 않고, 당장 생활비가 필요하니 그냥 버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또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다고 해도 그곳이 더 나을 거란 보장도 없다. 이런 말들도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힘든 일을 견디는 것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버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조차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를 지켜줄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여태껏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면, 다른 일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은 누구나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때론 나의 행복을 위해, 또한 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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