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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e a week Jan 17. 2021

일 시리즈 | 스타트업의 혁신 VS 대응하는 기업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면 새롭게 마케팅 캠페인을 런칭하는 스타트업을 접할 때가 많다. 특히 방송사에서 일을 하다보니 대규모 TVC 런칭 캠페인 사례를 분석하는 일이 많았다.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면 컬리, 쏘카, 직방, 아이디어스, 와디즈, 화해, 무신사, 당근마켓, 쿠팡이츠, 틴더, 토스, 뱅크샐러드 등등...) TVC 캠페인을 런칭하는 경우는 주로 초기 사용자들의 지지를 넘어 일반 대중 소비자에게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을 때 진행된다. 수많은 서비스들이 기존에 형성되어있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격하며 산업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디커플링>은 이러한 스타트업의 혁신에 대해 다룬다. 다만 기존에 이미 언급되었던 기술적인 혁신이 아닌, 시장의 질서를 파괴하는 '파괴적 혁신'에 대해서 말이다. 시장의 파괴를 '디커플링'이라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디커플링은 기존의 혁신과는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관점으로 진행되는지, 나아가 기존의 기업들은 그렇다면 이러한 디커플러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까지를 다루는 책이다.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던 두줄 리뷰


책에 따르면 디커플링은 기존에 형성되어있는 고객이 어떠한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의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그 중에서 약한 연결고리를 깨뜨려 혁신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화장품 샘플을 보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버치박스>는 기존에 고객들이 1) 세포라(우리나라로 치면 올리브영) 매장에 가서 2) 화장품을 테스트해보고 3) 화장품을 구매하는 일련의 과정 중,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테스트를 해볼 필요없이 <버치박스> 서비스를 통해 신제품을 집에서 편하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이다.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고객'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비즈니스 모델을 경쟁사와 자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사슬'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디커플링은 만들어내는 과정은 고객의 일련의 활동 중에서 고객이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 혹은 좀 더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그 일부분에서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쟁에서는, 경쟁자가 성공한 기존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를 대체하려 하지만 신생 기업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생 벤처 기업은 기존의 성공 기업이 온전히 관리하던 고객의 가치사슬 중 일부를 분리했다. 기존 기업으로 하여금 CVC의 몇몇 부분(주로 대체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매장, 판매원, 생산시설 등) 을 계속해서 제공하게 남겨두었다. 제품이나 공급 사슬 단계가 아닌 고객 활동 단계를 무너뜨린다. 


이러한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여러 스타트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고 디커플링의 과정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디커플링을 활용한 파괴의 5단계 과정

1) 고객 가치사슬 파악하기
2) 고객 가치사슬 가치 유형별로 분류하기 (가치 창출 > 가치에 대한 부과 >가치 잠식)* 
3) 약한 사슬 찾아내기
4) 전문화의 힘을 증가시켜 약한 사슬 끊어내기 (고객의 금전, 시간, 노력, 비용 줄이기)
5) 결쟁사 반응 예측하기 (경쟁사가 끊어진 사슬을 재결합하거나, 똑같이 디커플링할 경우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기)


이 중 두 번째 단계인 2) 고객 가치사슬에서 가치를 유형별로 분류하기는 그 유형을 <가치창출>, <가치에 대한 부과>, <가치 잠식> 3가지로 나눈다. 이는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업으 비즈니스 모델이 3가지 유형임을 말한다. <가치 창출>은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때 실제 무언가의 가치가 창출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호텔을 이용한다면 '호텔 객식 머무르기'가 해당된다. <가치에 대한 부과>는 그 가치를 이용함으로써 고객에게 부과되는 활동으로'숙박 이용료'가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가치 잠식>은 이러한 활동을 하기 위해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는 활동으로  '호텔 예약을 위해 개인정보/결제정보 매번 제공하기'가 해당된다.


이러한 3가지 관점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주거나, 기존에 부과된 비용(금전, 노력, 시간)을 줄여주거나, 혹은 가치를 잠식하는 활동을 제거해주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부등호를 표시해놓은 부분은 대다수의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을 위의 3가지 형태로 정의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수가 많은 순이다. 즉, 가치 창출 스타트업 > 가치의 부과를 줄여주는 스타트업 > 가치 잠식 활동을 줄여주는 스타트업 순으로 투자를 받기가 용이했다는 뜻이다.


사실 이미 스타트업의 사례의 경우 수많은 책과 기사를 통해 분석된 바가 많았다. 책에서는 이를 새로운 워딩과 관점으로 다시 한번 그 사례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이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굉장히 두꺼운 책인데, 이러한 사례 반복 부분은 압축적으로 보여줘도 괜찮았을 것 같다. 




재미있는 부분은 책의 두번째 챕터다. 그렇다면 기존 기업들은 어떻게 이러한 디커플러에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사실 나도 이 부분이 궁금해서 페이지를 굉장히 빠르게 넘길 수 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고, 다만 이 역시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할 것과 그리고 <의사결정나무>를 잘 활용할 것 정도이다.


기존 기업이 신생 벤처 기업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소비자 욕구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파괴의 전반적인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고안하기를 권한다. 파괴 현상은 개별적이고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이미 일반화되 문제다. 따라서 기업은 이처럼 본질적으로 일반화된 문제에 대해 일반적인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


즉, 스타트업에 맞춰 일일이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경쟁이라는 상황에서 서로 MS를 빼앗기 위해 타사의 전략에 맞대응을 놓고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이 왜 자사의 제품 대신 스타트업의 제품을 이용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본다면 매출 혹은 MS가 감소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타사의 판매제도를 스터디한 후 그와 비슷한 제도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이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뿐 장기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고, 이러한 의사결정이 반복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결국 직원을 갈아서 이익을 남기는 것 밖에는 남지 않을 것이다.


책에서 구체적으로 말하는 대응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단순하게 재결합하기
2) 분리해서 리밸런싱 하기
- 리밸런싱 : 가치를 확보하고자하는 요소요소마다 가치를 창출하고,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요소요소마다 가치를 확보하라

우선 디커플러가 끊어놓은 가치 사슬을 재결합하는 방법이 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리밸런싱이다. 분리된 가치사슬을 억지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수익원을 찾는 것이다. 고객 가치사슬을 펼쳐놓고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지만 아직 우리가 대가를 부과하지 않은 활동을 찾아내어 체계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어디를 어떻게 리밸런싱 할지도 책에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책에서는 무조건 리밸런싱을 하라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조사 등을 통해 고객들의 가치사슬을 지속해서 살펴보고, 고객들의 구매고려군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캐치해야 하며, 이것이 심각하다고 받아들여진다면 그 때 재결합이나 리밸런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의사결정나무> 모델을 꼼꼼히 그려 볼 것을 권한다.




코로나19 이후로 정말 산업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음을 느낀다. 이러한 변화 속에 있다보니, 당장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지 않으면 혹은 타사가 하는 제품/서비스를 빠르게 흡수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것이 무용지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빠른 대응을 넘어서 한켠에서는 비즈니스의 본질은 고객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정의하고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히 필요함을 느낀다. 


사실 기대만큼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특히 저자가 교수여서일까, 자신의 접근법에 대해 너무나 흥분하여 모든 사례를 자신의 접근법을 적용하여 처음부터 살펴보고 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안달난 것 같았는데(?) 그러다보니 내용이 계속 반복되어 중간중간은 지루하기도 했고 지치기도 했다. 다만 이 책의 서문에는 CEO가 꼭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적혀있는데, 정말로 CEO가 이 책을 읽어보고 자사의 비즈니스를 다시한번 정의해본다면 좋을 것 같다. 시간 없으시면, 요약해서 드릴 수도 있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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