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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편K Dec 11. 2016

도깨비, 전생의 인연과 첫사랑

이야기는 슬픈 결말을 향해가고 있는 걸까?


2화에서 납치된 지은탁(김고은)을 구하러 간 김신(공유)과 저승사자(이동욱)의 멋진 투 샷으로 시작한 3,4화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많은 '떡밥'이 풀린 화가 아닐까 한다. 아래 이야기는 그러한 떡밥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들이다. 아마도 많은 시청자들이 같은 생각했을 것 같다. 



왕의 환생, 저승사자


극 중 저승사자에 대한 도깨비, 김신이 하는 말에서 '저승사자는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 전생의 기억을 잃은 채로 죗값을 치르는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써니(유인나)와 첫 만남에서 1화 때 왕비가 끼고 있던 반지를 보곤 홀린 듯 집으려고 한 점이나, 그 반지를 팔고 있던 삼신할머니가 '아주 비싼 값을 치를 것이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비추어보면 김신은 물론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왕이 저승사자가 되어 죗값을 치르는 중일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너무 넘겨짚는 것일 수 있지만, 다음의 대화를 보자.

김신이 저승사자에게 과거 자신이 장군이었음을 이야기하며 '과거였으면 넌 내게 말도 못 붙였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저승사자가 발끈하자 이렇게 이야기한다. 


'기억도 없으면서, 뭐 왕이라도 되냐?'


여기에 할 말이 없는 듯 저승사자가 꺼낸 말은


'짐은'


문맥상 곧 떠난다고 했던 김신에게 짐은 쌌느냐는 물음으로 상당히 자연스럽지만, 개인적으로 듣는 순간 '어?!' 하는 반응을 했었다. 


짐(朕) 
[대명사] 임금이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여왕의 환생, 써니


이번에는 쿨한 치킨집 사장님, 써니에 대한 떡밥들을 보자.  저승사자가 써니를 처음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고, 과거 여왕의 반지를 저승사자에게 양보했던 걸 떠올리며, '딱 내 것 같았는데'라고 말한다. 

지은탁이 왜 사장님은 항상 창밖을 보느냐고 물었을 때도 '누군가를 기다려' 라며 자신은 이렇게 평생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묘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다. 이는 김신이 여왕의 초상화를 보며 회상하는 장면에서 '내가 너무 늦었구나'라고 하는 장면과 오버랩된다. 왕의 환생인 것 같은 저승사자와의 관계, 반지, 기다림 이 모든 걸 종합해보면 써니는 여왕의 환생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하나, 써니가 여왕의 환생인가에 대한 것과 별개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바로 가명.

써니가 저승사자에게 자기를 소개할 때 혼잣말처럼 '어차피 가명이라..'는 말을 하는데 왜 가명을 쓰는 걸까? 



그저 개인의 취향이라고 하기에는 걸리는 내용이 하나 있었다. 


2명의 기타 누락자

명부에 이름이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기타 누락자. 

분명 기타 누락자는 1명이 아니라 2명이라고 했는데, 왜 하필 2명일까? 한 명은 도깨비 신부, 지은탁이고 써니가 다른 한명의 기타 누락자이며 그렇기에 가명을 써야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전히 써니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만약 써니가 정말 여왕의 환생이라면, 왜 삼신할머니는 써니를 포함하는 의미로 '두 사람 다 비싼 값을 치를 것이다'고 이야기 했을까 하는 점이다. 단순히 서로 사랑하게 되겠지만 결국 저승사자가 써니를 저승으로 이끌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이야기 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 나오지 않은 왕비에 대한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첫사랑의 의미


마지막으로 주인공 도깨비, 김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은탁이 도깨비 신부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김신의 복잡한 감정은 극 중에서 잘 드러난다. 그렇게 바라 왔던 죽음의 순간이 막상 다가오자 느껴지는 혼란, 그러면서 지은탁을 보며 느끼는 사랑의 감정까지.  


이러한 지은탁에 대한 본인의 감정을 자각하는 부분은 시를 인용하여 '첫사랑'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첫사랑은 아련함, 진정 사랑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가슴속에 품고 사는 그런 감정을 의미한다고 볼 때, 김신과 지은탁 역시 써니와 저승사자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애틋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은 그러한 미래의 복선일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가 이번 주 내용을 보며 생각했던 '떡밥'들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들이다. 모든 '떡밥'들이 등장인물들의 슬픈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하며 또 한주를 기다려 본다. 

 


참고자료

tvN 도깨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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