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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환 Jun 17. 2018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는 이유

입원전담전문의 근무의 장단점

최근 내년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싶어 하는 타병원 전공의 4년차 선생님들의 문의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문의들은 조금씩 늘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제가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는 이유'(부제:입원전담전문의 근무의 장단점)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2017년 3월부터 서울아산병원 내과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5명으로 시작했던 입원전담전문의가 현재는 13명까지 확장된 상태입니다.

또한 전국적으로 내/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40명 이내의 인원이 현재는 65명이상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1년 4개월 정도 입원전담전문의로서 근무하면서 이 직업이 가지는 장,단점을 후배 선생님들을 위해서 기록해 봅니다.

장점과 단점의 근원적인 이유는 입원전담전문의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제 생각입니다.

먼저 장점을 매우 주관적으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주관적이므로 제 성향을 알려드리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인턴,전공의 수련때부터 환자 진료가 제일 우선이긴 했지만 진료외에 대한 생각이 많았었습니다.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진료외의 시간에 이와 같은 관심사들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원했습니다. 또한 워낙 제 능력의 부족으로 삽질하고 살았던 시간들이 많아서 삽질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또 중단하고 재개하는 일련의 과정에 큰 거부감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제가 입원전담전문의를 직업으로 가질 때 생각하는 장점은 제1번이 유연한 근무 스케쥴 이었습니다.(물론 유연하다는 것의 의미는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같이 의미합니다.)

한달을 5주로 생각했을 때, 제가 진료에 투자하는 시간은 주간 2주, 야간 1주 총 3주입니다.

나머지 2주는 제가 하고 싶었던 진료외의 관심사들, 여행, 가족과의 시간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진료를 보지 않는 2주는 burn out 방지 목적으로 철저하게 진료부분은 떠나서 생활할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신규 지원하시는 입원전담전문의 선생님들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자 선생님들이 대부분입니다.(물론 이 경우는 야간 근무는 하지 않고 주5일 근무로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향후 발전성과 그 목적성입니다.

아직 채 100명이 되지 않는 입원전담전문의지만 해가 갈수록 지원 인원, 신설 병동이 늘고 있습니다.

목표로 하는 5, 000명까지는 긴 여정이지만 매년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발전되고 또 그 발전을 위해서 작은 노력이라도 더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즐거움입니다. 설령 계획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좌초된다 할지라도 제가 수련하면서 매번 가졌던 의문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수련 기간의 의문은 "왜 입원환자는 전문의가 보면 안될까? " 였습니다. 

외래의 Process도 무척 중요하지만 중증도에서 입원환자의 경우가 더 높은데 매달 순환하는 전공의보다는 전문의와 전공의가 같이 24시간 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세번째는 팀으로 움직인다는 점과 On/Off의 확실한 구분입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최소 2인 이상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각 분과별로 배치하는 경우에는 1인 혼자 근무해야 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장점을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팀(Team)제로 움직였을 때 장점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5명이 한 팀으로 움직입니다. 한명이 잘 한다고 팀이 잘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규칙과 protocol을 성립해서 하나의 팀(one team)으로 운영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으로 움직일 때 1번과 같은 유연한 스케쥴이 가능하며 확실한 on/off 근무가 가능해 집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팀으로 움직일 때 보완해 줄 수 있으며 전체 질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팀의 구성원으로 믿을 수 있을 때 그때부터 입원전담전문의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 상급종합병원 봉직의로 근무하는 점, 연봉의 경우는 아직 장점, 단점으로도 말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단점은 아직은 많은데 앞서도 말했던 불확실성과 연관되는 부분입니다.

첫번째는 환자 및 동료의사들의 인식부족입니다.

'입원전담전문의'  용어가 길다보니 처음 입원시 환자분들께 설명은 드리는데 바로 이해하시는 분은 잘 없습니다. '호스피탈리스트' 더 어렵습니다. 제일 쉽게 이해하셨던 설명은 '이 병동을 담당하는 교수', '환자분이 입원시에 외래 교수님과 같이 진료하는 입원 교수' 였습니다.

내과 다른 분과, 타과의 동료의사분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인식부족으로 인한 불필요한 상호간의 오해들이 아직은 꽤 있습니다. 

결국 이렇다 보니까 여러 방법을 써서 입원전담전문의를 홍보하고 알리는 부분이 꽤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네이버, 다음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가 쉽게 검색이 되게 하고 원내에는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짧은 시간에 impact 있게 설명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환자의 중증도입니다.

아직은 입원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의 중증도는 높은 상태로 진료기간에는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입니다.

또한 언제든지 의료 소송에 연관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세번째는 장점이였던 팀제입니다.

팀제는 장점일 수도 있으나 단점이기도 합니다.

결국 팀이 한 병동을 책임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팀원이 근무하지 못했을 때 팀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이 경우 근무로딩 및 근무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네번째는 밤근무/휴일 근무를 해야 하거나 또는 앞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수련기간 동안 당직, 밤근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전문의 취득이후로는 밤근무 및 휴일 근무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는 그 취지상 오히려 밤근무 및 휴일 근무를 해야 합니다. 

아직 밤근무 및 휴일 근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환경에서 이러한 근무 조건은 큰 단점이고 신규 지원자를 확대하는 데 제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과제는 밤근무 및 휴일 근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계속 향상시킬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아직 불확실한 입원전담전문의지만 누구도 그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력이 늘어나는 만큼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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