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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Sep 10. 2024

어디까지 솔직할 거예요?

 청소년기의 나는 솔직하다는 핑계로 무례함을 내보일 때가 있었다. 일례로 친구들이 아직도 언급하는 '쉬는 시간에 자는 진희는 깨우기 무섭다.' 누가 잠을 깨우기라도 하면 세상 예민하게 신경질을 냈더랬다.


 그 후에는 사회의 험난한 굴곡을 겪으며 사회성을 획득, 어느 정도 성격이 완만해졌고 육아를 하면서 말이 통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와 지내며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내면의 없어지지 않은 직언 버릇은 나를 아직 곤란하게 한다.


 나에겐 버럭 단추가 두어 개 있어서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그 단추를 누르면 튀어나온다. 정제되지 않은 나의 말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은 다를 수밖에 없고 옳고 나쁨을 가릴 수 없다. 제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느낀다. 이론은 알고 있는데 막상 내 앞에 무례함을 가장한 솔직한 말들이 나타나면 참지 못(안) 한다. 사실 그 무례함도 나에게만 해당되지 다른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것이다. 용용이는 발작하는 나를 보며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넘어가란다. 근데 그게 안돼 남편아… 


 나의 말들은 가끔 상황을 불편하게 한다. 둥글게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을 멈칫하게 만든다. 알면서도 안 뱉을 수 없다. 그럼 변하는 게 없잖아. 원래 세상은 예민하게 느끼고 그걸 목소리 크게 주장하는 사람이 바꾸는 거다. 고로 난 앞으로도 이렇게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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