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나는 솔직하다는 핑계로 무례함을 내보일 때가 있었다. 일례로 친구들이 아직도 언급하는 '쉬는 시간에 자는 진희는 깨우기 무섭다.' 누가 잠을 깨우기라도 하면 세상 예민하게 신경질을 냈더랬다.
그 후에는 사회의 험난한 굴곡을 겪으며 사회성을 획득, 어느 정도 성격이 완만해졌고 육아를 하면서 말이 통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와 지내며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내면의 없어지지 않은 직언 버릇은 나를 아직 곤란하게 한다.
나에겐 버럭 단추가 두어 개 있어서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그 단추를 누르면 튀어나온다. 정제되지 않은 나의 말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은 다를 수밖에 없고 옳고 나쁨을 가릴 수 없다. 제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느낀다. 이론은 알고 있는데 막상 내 앞에 무례함을 가장한 솔직한 말들이 나타나면 참지 못(안) 한다. 사실 그 무례함도 나에게만 해당되지 다른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것이다. 용용이는 발작하는 나를 보며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넘어가란다. 근데 그게 안돼 남편아…
나의 말들은 가끔 상황을 불편하게 한다. 둥글게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을 멈칫하게 만든다. 알면서도 안 뱉을 수 없다. 그럼 변하는 게 없잖아. 원래 세상은 예민하게 느끼고 그걸 목소리 크게 주장하는 사람이 바꾸는 거다. 고로 난 앞으로도 이렇게 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