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전부는 아니었던 날

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16

by 온담

어릴 때는 시험이 정말 싫었습니다.

성인이 되면 그런 시험 따위는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필요한 자격증이 있으면 다시 공부해야 하고,

새로운 길을 가려면 또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라고.

맞습니다, 그 말엔 진실이 있습니다.

망친 시험이 인생을 전부 결정짓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결과가 전부일 때도 있습니다.

1년에 한 번뿐인 수능처럼,

몇 년을 준비한 자격시험처럼,

그 한 번의 결과가 내 앞길을 갈라놓을 때도 있지요.

그래서 더 무겁고,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야만 좋은 인생을 사는 건 아니지만,

학창 시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가

학교 이름으로 판가름 나기도 합니다.

취업할 때 이력서 한 장을 보고,

사람들은 그 학교 이름 속에 담긴 시간을 짐작하려 하니까요.

그러나 이건 분명히 기억했으면 합니다.

학교가, 점수가, 자격증이

내 노력을 온전히 설명해주지는 못한다는 걸요.

좋은 학교가 아니어도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이 있고,

좋은 성적이 아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결과만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잘 소개할 수 있는 경험들.

때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는 용기.

그 길이 결국 더 좋은 길이 되기도 한다는 걸

삶은 수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과가 전부일 때도, 전부가 아닐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그 결과까지 가는 동안 내가 쌓아온 시간과 경험이

결국은 나를 증명하는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