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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에 Jan 17. 2024

내 브런치글이 떡상했다

'브르르'.... '브르르...'


아침에 골치 아픈 일로 회의가 심각했다. 하지만 눈치 없이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람이 계속 울렸다. 

회사 채팅으로 누군가 나를 급히도 찾는가 싶어, '잠시만요' 하고선 휴대폰을 뒤집어 보았다. 

브런치 알림이었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잉? 내 글이? 무슨 소리야? 하고선 회의를 계속했다. 


'브르르....브르르...' 알람이 계속 울린다..

'xxx 님이 라이킷했습니다'

'xxx 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

곧이어 

'조회수가 2000을 돌파했습니다'


무슨 일이 났음을 직감했다. 부랴부랴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선 브런치 알람을 보니, 조회수가 한 시간 단위로 천씩 올라가고 있었다. 

'아 이것이 바로 다음 메인에 걸렸다는 바로 그 행운인가?' 

가슴이 쿵쾅쿵쾅 했다. 

메인에 걸려있는 우리 부부의 결혼사진을 보고 서둘러 캡처를 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여보! 미안.. 여보 이야기 좀 팔았어 ^^;;'

남편에게는 연초에 우리의 일상을 브런치에 써 보겠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실제 올린 글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컥, 날 아는 사람은 그냥 나인줄 알겠는데? 그래도 글은 참 맛깔나게 잘 쓰네 우리 여보!!'

엄지척 해주는 남편덕에 어깨가 한껏 더 올라갔다. 


오늘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 브런치 글을 보며 '참 잘들 쓴다. 이러니 구독자도 많고 라이킷도 많구나..' 하면서 사무실 문을 열었다. 동시에 여러 머리 아픈 회의들이 많아 한숨이 푹 났었더랬다.

하지만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했을 때 이미 도파민 과다로 모든 회의가 즐거웠다. 


오늘따라 유난히 자기 싫어하는 여섯 살 아들에게 오늘의 행복한 일을 길게 이야기해 줬다. ( 우리는 자기 전 오늘 하루 감사한 일, 행복한 일 이야기를 하다 잠든다 ) 


"오늘은 엄마가 글쓰기 한 것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줘서 너무 기뻤어"

"엄마, 글쓰기 뭐야? 로봇 만들기 같은 거야?"

"응 맞아, 글자로 멋진 로봇 만들기를 하는 거야"

"와,, 그럼 엄마가 만든 로봇을 사람들이 좋아했어? 엄마가 행복했겠다"

"응, 엄마가 그래서 많이 행복했어"

"엄마 그럼 앞으로 로봇 많이 만들어~"

"그래, 엄마가 로봇 많이 많이 만들게~"


이제 막 시작한 브런치. 운이 좋게도 사랑을 많이 받고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의 행복함을 잊고 싶지 않아, 이렇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 자야겠다. 

 


<2024년 1월 16일 다음 메인에 걸리다니, 믿을 수 없는 실시간 조회수 그래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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