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밖의 이야기.

by ondinary

어느 듯 시간이 흘러 봄이 찾아오고 우리가 함께 맞는 시간이 쌓여 세 자리의 자릿수로 돌파했다.

함께한 100일을 제외하고서 시간 밖의 이야기를 쓰자면.

사실 처음 감정이 들 때에는 고민이 깊었다.

나는 나이는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나이차이가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고 또 생각보다 큰 결심이 앞서야 하는 만남이기도 했고, 단순히 스치는 바람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이제 만남을 가지게 되면, 먼 미래를 함께 바라 볼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결혼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진중한 만남을 가지고 싶은데 이게 상대에게 부담이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백수고 이 사람은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우리가 경제적인 여건이 힘든 상황에서 연애를 시작하는 게 맞나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관계가 되어버리면 어쩌지라는 겁부터 먹어서 고민이 많았던 거 같다.


처음 연애를 하기로 하고 나서도 7살이나 많은 나이에 듬직해야지 내가 더 빨리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되었고, 그게 사실 내가 나 스스로를 좀 깎아먹은 것 같았다.

말 그대로 허세였던 거 같다. 나의 유약한 모습 물러터진 모습 엄마가 말하는 너는 참 여려라고 말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취약한 부분을 이미 메타인지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더 보이고 싶지 않아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같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적지 않은 시간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드러나는 법.

그런 시간들 속에서 내가 보이기 싫었던 모습들을 보이게 되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믿고 기대는 관계들이 형성이 된 거 같다.

어떤 관계가 가장 이상적인 관계라고 딱 떨어져 말을 할 수 없는 게 관계라 내가 원하는 이상향의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서로에게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기대기도 하고 지지도 해주고 안아도 주고 위안도 되고 쉼터도 돼줄 수 있는데 가장 바닥까지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서로를 보완하고 존중하고 사소하지만 사소한 표현들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나의 이상향이다.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고 서운해하기도 하며 시시콜콜 둘만의 이야기를 쌓아갈 수 있는 그런 관계.

서로에게 보완적이고 서로가 성장하고 상승할 수 있는 그런 관계.

버팀목이 되고 믿고 품 안에서 울 수도 웃을 수도 있는 그런 관계.

가장 솔직한 관계.

그런 관계가 좋지 않을까.


이제 시작점에서 갓 발을 뗀 우리가. 앞으로 맞춰나가야 할 것도 지금처럼만 지낸다면 좋지 않을까.

함께하는 날을 기대하는 것처럼 우리가 함께할 날까지 잘 서로를 이뻐하고 아끼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아직 서로를 모르는 부분이 더 많지만, 그 모르는 부분도 알아가면서 서로가 더 깊은 마음으로 서로를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있잖아.

내가 어제는 경황이 없고, 또 너무 늦어서 졸리기도 하고 우리가 대화를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채 잠이 들어버렸는데,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너무 고맙다는 말인 거 같아.

섬사람으로 살다가 육지로 올라오고, 변화무쌍한 환경의 변화에서 또 새로운 곳으로 정착하기 위해 도전을 할 때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불안함으로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까지.

같은 모습으로 한결같이 지켜줘서 고마워.

물론 그런 위안을 받으려고 만나기 시작한 건 아닌데 요 근래 나에게 너무나 큰 위안이 되었어.

불안한 순간이 있었을지언정 불안으로 인해 잠들지 못하는 순간이 있지 않았던 건 아마 당신의 덕분이 아닐까 싶어.

몇 번 말했던 거 같은데 사회가 만들어지고 보통의 인식으로는 나이가 많은 내가 항상 듬직하고 든든한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종종 나보다 더 인생을 오래 산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를 위안과 안정으로 감싸주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나에게 맞는 사람을 만났구나 싶을 때가 많아.

그만큼 나도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하는 건 아니지 그게 걱정이긴 해.


작년 무더운 여름에 서로를 알게 되고, 추운 겨울에 서로를 따뜻하게 덥혀주자며 만나기 시작해서 이제 따스한 봄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어. 편지로도 말했듯이 3개월이 살짝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잘 성장하고 나아가고 변화에 적응을 하고 있다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관계로 발전을 하고 있는 거 같아서 너무 감사해.

당신의 새로운 도전은 늘 응원하고 내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있어서 기쁘고 힘들고 지치거나 고민이 깊어질 때에는 우리 무게를 나눠서 같이 생각해 보자.

소중하고 귀하고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가끔은 조심스러울 때도 있고, 그 조심스러운 마음이 당신이 날 싫어할까? 에서 오는 마음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관계를 멀리 봤을 때 하나의 균열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생기는 버릇인 거 같아. 그만큼 이 관계를 이쁘게 아끼고 오래오래 보고 싶어.


그래서 우리의 지난날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만나기 전의 우리를 보다 보면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까지를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 성장과정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어떤 아픔 슬픔 상처를 극복하고 또 어떤 사람으로 거듭나냐에 시점이었던 거 같은데 누군가를 사랑도 해보고 좋아도 해보고 아파도 해보고 또 연애를 배제한 관계에서도 고민도 해보고 경험도 해보면서 서로가 자라나는 과정이기도 하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가 성숙해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좋아도 해보고 이별도 해보면서 지금 만나는 우리가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서로에게 알게 되는 거 같아.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당신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이제 시작인 건 맞으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투닥투닥하더라도 지혜롭게 연애하자.

항상 당신을 나로 생각하지 않고 당신으로 생각하면서 존중하고 사랑할게요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의 시간에서도 함께 있어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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