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출산, 또 다른 시작

무너진 허리 위로 덤벨을 들다.

by Ondo fiftytwo

임신 기간 내내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커피를 참아내고,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전쟁 같았던 영유아기를 지나

이제 좀 숨을 돌리나 싶었던 어느 날이었다.

사무실 의자에서 일어나려는데,

허리 뒤쪽에서 '찌릿'하는 날카로운 통증이

전기가 흐르듯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가,

책상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첫째를 낳고 이기띠를 두르고

하루 종일 업고 다닐 때 시작되었고,

연이어 둘째를 안고 재우며 만성이 된 통증.


비가 오면 삭신이 쑤시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바닥에 껌딱지처럼

들러붙어야만 하는 저질 체력이 된 것을

그저 '노화' 탓, '육아' 탓으로 돌리며

진통제와 파스로 버텨왔는데,

"더 이상은 못 버텨. 나 좀 살려줘."

몸이 보내는 경고였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아이 둘은 무럭무럭 자라나 에너지가 넘치는데,

정작 그 아이들을 감당해야 할 엄마는

껍데기만 남은 채 휘청거리고 있었다.


퇴근 후 아이들과 놀아주기는커녕,

"엄마 힘드니까 저리 가서 놀아"라며

짜증을 내는 나의 모습.


체력이 바닥나니 인내심도 바닥나고,

결국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순간, 나는 인정해야만 했다.


출산은 끝이 아니라, 내 몸을 다시 세워야 하는

'또 다른 시작' 이어야 한다고.


무너진 채로 견디는 것이 모성이 아니라,

아이들을 더 오래 안아주기 위해

나를 단련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그 길로 나는 집 근처 헬스장을 찾았다.

화려한 레깅스를 입은 날씬한 사람들 틈에서,

나는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트레이너 앞에 섰다.


트레이너가 물었다.

"어떤 목적으로 오셨어요? 다이어트? 바디프로필?"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살려고 왔어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서요."


예뻐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잘록한 허리를 원한 게 아니라,

아이들을 안아주고도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는,

짜증이 아닌 아이들과 놀아줄 체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의 처절하고도 땀내 나는

내 인생의 2막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