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9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

누군가도 깨어서 혼자의 새벽을 보내는구나

by 한권

"꿈에서 사람을 죽였다. 그건 내가 살해를 당하는 꿈보다 더 끔찍한 일이기도 했다. 4시가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 거기서 묘하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윗사람이 화장실 가는 소리였다. '아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 누군가도 깨어서 혼자의 새벽을 보내는구나' 그게 위안이 되었다." 2019년 4월 나는 내 꿈으로 내 마음이 엉망진창인 것을 알았다. 안 괜찮을수록, 더 괜찮은 척, 잔잔한 척하며 지내는 내게, 마음은 늘 악몽으로 소리쳤다. 너는 지금 사실 공포에 질려있다고. 너무 공포에 질려서, 타조가 흙에 머리를 박고 사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하듯 네 공포를 보려 하지 않고 있다고. 오늘 친구는 내게 어떤 것을 쓰냐고 물었다. 나는 별거 아니라고, anything and everything. 꿈부터 그냥 단어까지 내 삶의 모든 부분을 쓰기도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친구는 글이 아니라 대화로도 가능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나는 진지하고 호흡이 긴 생각을 쏟아내고 내가 살펴보아야 할 때는 대화로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글을 써야만 내 마음의 상태가 보일 때도 많았으니까. 마음을 쏟아놓고 그 마음을 제 삼자가 보듯이, 해리포터의 펜시브에 들어가듯이 보아야만 나는 어디에서 피가 흐르고, 어딘가가 흔들리고 있고, 내가 어떤 것에서는 눈을 못 떼고, 포기를 못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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