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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al Song Sep 21. 2015

Oneal의 클래식 정복기 #14

아저씨의 노란색 탐구

5월의 말 쯤이 어느 날


몇 주 동안 노란색에 대해 쓸려고 노력하다.
계속 써야지 하는 생각은 반복적으로 떠올렸으나 막상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버벅거림.
그러면서 금연이나 이사 감기 등에 관한 것이 떠올라 이 곳 저곳에 써 놓았지만 노란색에 대해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머리에 남은.


뽀로로의 노란 모자를 탐함.

그러다가 뽀로로 동영상을 보게 됨. 영어판으로 된 동영상을 보며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 생각했지만, 자꾸 세상 어딘가에 뽀로로 포르노가 있을 것 만 같은, 아니 없다면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함.

그러면서 이상한 신음 소리, 이유 없이 계속 웃어되고 엉덩이에 뭐가 찔린 듯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며 이 뽀로로 변태 자식이라는 확신을 갖음, 펭귄 주제에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것에 연민을 잠시 늦겼지만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을 날아 다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보고, 변태 녀석이라고 확신함, 아울러 세상 어딘가에 뽀로로 포르노가 있을 것 같다는 것도 확신 함.

오랫동안 사용한 핸드폰 케이스가 노란 위니드 푸라는 것을 새삼 발견 함. 위니드 푸 보다 더 티거, 노란 줄 무늬 티거를  좋아하는 것도 새삼 알게 됨. 이 모든 연상의 시작은 사무국 이사였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 그러나 이사에 대해  쓰여지지는 않음.


4월 28일


사무국은 합정동에서 경복궁 부근으로 이사함. 이사 준비, 이사 실행, 이사 정리로 매우 혹독한 한 주를 보냄.

이사 직전 일요일 홀로 카페에서 주말을 지내며 석양과 담배에 대한 찬양의 글을 쓰게 됨. 그러나 이 찬양을 쓴 후 일주일 후에 금연에 들어 갈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 함.


4월 27일

이사하기 전 날 월요일 제주도에서 오메기떡과 함께 회계팀장이 처음으로 출근 함.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를 합정동과 경복궁을 끌고 다니며 괴롭게 함.

출근하자마자 이사에 시달릴 그녀의 어려움을 철저히 모른 척 함, 난 늙은 아저씨고 그녀는 20대 젊은이 이니까라고 변명함.

전주영화제 출장을 가서 허름한 여관방 창문을 연채 잠을 잠. 끝내 몹쓸 몸살에 걸림.


" 창문을 열고 자면 백방  감기예요"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으나 감기 탓에 기억을 못 함.


감기는 약 3주간에 걸쳐 여진과 지진을  반복하여 몸과 맘에 대해 심각한 잔재를 남김.

네팔의 지진. 사무국에  출근하지 않았다면 지진 날 그 시기 네팔에 있었을 것이라며 영화제가 자신을 살린 것 아니냐며  얘기했지만, 얘기는 지금 순간 떠올랐지만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남, 에어 아시아에 회원등록을 한 운영 팀장 일 것이라고  추측됨.

 감기의 직접 원인은 이사도 출장도 아니고 피곤한 상태에서 밤새 친 포카, 그리고 끝없는 흡연 탓, 돈은 잃지 않고 본전 이었으나 만신창이 이제 체력이 약해 놀 수없는 나이가 됐다는 것을 인지, 감기로 인해 며칠 담배를 피울 수 없는 상태에서 금연을 결심, 현재까지 그럭저럭  견디고 있음.


5월 6일 이후 5월 말 어느 날 사이


새로 이사한 사무실 내 책상 벽에  몽타주처럼 많은 사진과 그림 문장 등을 데칼코마니처럼 덕지덕지 붙여 놓고 새로운 공간에 대해 정 들이기를 시도.


새로 이사하고 여유가 조금 생긴 하루의 벽을 바라 봄.
 벽화를 그리는 화가의 맘으로  나의 벽을 바라 보다, 벽에 중심에 노란색이 위치함을 깨달음. 놀라며 손에 쥔 핸드폰, 그 폰이 노란 위니드 푸 케이스로 쌓여 있는 노란 핸드폰임을 알게 됨.

40여 년을 살면서 제일  쓸데없는 질문을 던짐


"당신이 좋아하는 색은 무엇입니까?"


"무슨 색을 좋아하는 것이 뭐 그리 큰 일이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모든 사람이 다 가져야 한다는 것인가? 모든 사람이 색깔에 대해 전 지구적 관심과 촉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한 번도 이 질문에 관심도 없었고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고 무슨 색을  좋아하는 몰랐는데 이게 이상한가?"라는 질문을 떠올림.


중년의 나이 중턱에 나에 대한 새로운 앎.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명백하게 있었다, 그것을 알아 차리지 못 했을 뿐.


'전 노란색을 좋아해요.' 


이것이 내 간증이고 이것이 믿음임을 고백 함.


내가 좋아하는 색, 노란색. 난 노란색 마니아로  판단됨.


새로운 곳에서 맞이하는 새 시대. 새 시대의 기대와 환희 열망 경쾌함을 가지고 있는 음악. 베토벤 교향곡 7번


Carlos Kleiber_ Vienna Philharmonic Orch_Beethoven_ Symphony #7 In A, Op.

https://www.youtube.com/watch?v=2Sw97NzvvsE



*영화제를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보니 지뢰가 끝없이 팝콘처럼 터져 오르고 영화관에 가서 느긋이 즐기는 여유와 달콤함을 그리워 함

* 9월 10일

베토벤 9번,8번에 대한 심층적 듣기를 진행하게 되는 출발점이 이 음반임을 추후에 알게 됨. 백번 들으면 백번 감동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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