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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al Song Sep 09. 2015

 야구가 좋아요.

야신을 위한 변명 1.

슬럼덩크였던 것 같은 데, 캐릭터 이름에 무슨무슨별이라는 호칭을 붙인 캐릭터가 있었다. 스포츠 스타에게 일본 사람들은 지명과 별을 붙이는 호칭을  좋아하는 것 같다. 교토의 별 같은 류의 호칭 말이다.


(무슨 무슨류는 일본식 표현이다. 한 때 내 또래를 신인류라고 부르고, 신인류의 사랑이라는 노래가 대  히트하던 때가 있었는데, 나의 O15B, 이 그룹을 아는 당신은 40대 일 걸!)

교토의 별은 박지성을 말한다. 명지대를 졸업하고 바로 일본 J2리그의 쿄포퍼플상가라는 팀에 진출했고 그 팀을 J1으로 등급 시킨 후 박지성은 유럽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을 박지성을 교토의 별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나에게 쿄토의 별은 야신이다.


야신은 쿄토에서 태어난 제일 조선인이다.

쪽빨이라는 표현을 혐오한다. 그것은 일본인을 비하하는 말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혐오하는 표현이기에 혐오한다. 나의 혐오도 잘 못 된 것이고 그 혐오 표현도 잘 못이다. 그리고 그 혐오 표현이 일본인도 아닌 제일 조선인에게 향하는 것도 정말 잘 못 된 것이고, 난 그 표현으로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정말 비혈 한 행위로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그런 혐오 표현을 쓰는 사람을 학살의 동조자라고 생각한다. 


9월 1일은 관동대학살  92주기쯤 되는 날이다. 나는 이런 혐오 표현에서 학살 방조의 혐의를 느낀다. 그리고 그 표현을 누구도 아닌 제일 조선인에게 부르는 사람을 난 좀 경멸한다. 미안하다. 경멸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은  경멸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나도  경멸받아야 할 대상의 사람이지만, 나는 야신이라는 과칭호를 받는 사람에게 '쪽발이'라는 비아냥은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


지난주 야신의 야구는 처참했다. 오랜만에 잠실에서 직접 본 경기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심지어 나는 한 이닝 졸기도 했다. 

(믿음이 적은 자여, 지옥에 갈지니, 야신의 교회에서 졸다니 너의 죄를  회개할 지라! 야멘, 용서하소서)

선발투수 송은범은 두산의 타선을 4점 이내로 막기에는  불가능했고, 리그 최상급의 투수 유희관에게 3점 이상 내는 타력은 없으니, 관건은 유희관이 몇 회에 내려가고 약한 두산 불펜이 언제  가동되는 가가 승패를 가른다는 내 예상은 적중했다.
송은범은 4이닝 만에 쿨하게 4점 주고 내려 갔고, 타선은 유희관에게 질질 끌려갔고, 유희관은 8이닝을 꾹 채운 뒤 유유히 벤치로 걸어 들어 갔다.

무기력한 경기, 그리고 그 다음 날, 4:1의 경기를 연장 끝에 4:5로 역전 패.
다시 야신에 대한 맹 비난이 시작 됐다.
첫 경기에서 패전한 송은범을 계속해서 밀어 준다는 비난. 두 번째 경기에서 번트만 대다 졌다는 비난. 
좋다. 경기에 진 감독에게  비난할 수 있다.

야신은 늘 말한다. 프로는 경기로  말한다고. 지면 감독으로써 당연히 책임을 진다고. 

그는 진 경기에 대한 비난을  감내할 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꾸 그를  비아냥할 때, 그를 '쪽발이'라고 지칭해서는 안된다.

그런 표현은 나치스나 KKK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쓰는 인종주의적 언사다.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일본 관동에 대지진이 발생했고 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일본 군인과 경찰 자경단이 도쿄의 조선인 등을 살해한 대학살이 있었다. 6천여 명의 조선인들이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들이 아직도 일본에 살고 있고, 그들은 일본에 살며 조선인, 한국인으로 불린다. 다시 혐한의 바람이 분다. 학살이 다시  되풀이될 수도 있는 증후다. 그 바람, 혐오의 바람, 쪽발이라는 표현을 쓰는 당신은 이 '학살의 동조자다'라고 나는 믿는다.  


2015년 8월29, 30 VS 두산 전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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