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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Feb 15. 2023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판단 말인가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 인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시의 이름은 한 인디언 추장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추장은 1855년 미국 정부의 강압에 의해 자신들의 땅을 내놓아야 했을 때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연설문을 남겼다. 이 연설문이 교과서에 실린 것만 보아도 그의 연설문이 얼마나 감동적으로 세상에 울림을 주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연설문은 백 년이 훨씬 지난 오늘에도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본사가 있는 도시다. 1970년도에 시애틀 추장이 신성한 생명의 그물을 존중하라는 열정적인 호소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늘날 환경단체들이 다시 이 연설문에 주목하며 환경운동의 목표지점이 되고 있음을 본다. 심지어 브루스 켄트(Bruce Kent) 신부 같은 분은‘제5 복음서’라는 의미를 부여하기까지 하였다.

연설문 요약


위대하고 훌륭한 백인 추장은 아울러 우리의 땅을 사고 싶다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무 불편 없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덧붙였다. 실로 자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은 더 이상 그에게서 존경받을 아무런 권리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제안이 현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이제 넓은 땅이 필요 없을 테니까.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가 조개들 널린 바닥을 뒤덮듯, 우리 부족이 모든 대지를 뒤덮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은 오래전에 떠나갔고, 우리의 위대했던 부족들도 잊혀갔다. 우리가 다시 사라진다 해도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라. 얼굴 흰 형제들이 이 대지를 다 차지한다 해도 나는 그들을 비난하지 않으리라. 그것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며 우리 자신의 책임이기도 하니까.


시애틀 추장은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당신들의 제안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부족은 물을 것이다. 얼굴 흰 추장이 사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것은 우리로서는 무척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 판단 말인가? 우리로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시고 팔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들꽃은 우리의 누이이고, 순록과 말과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다. 강의 물결과 초원에 핀 꽃들의 수액, 조랑말의 땀과 인간의 땀은 모두 하나다. 무두가 같은 부족, 우리의 부족이다. 따라서 워싱턴 대 추장이 우리 땅을 사겠다고 한 제의는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우리에게 그것은 우리의 누와 형제와 우리 자신을 팔아넘기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대 추장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다.

우리 부족에게는 이 대지의 모든 부분이 똑같이 신성한 곳이다. 모든 언덕배기와 골짜기, 모든 평원과 숲 덤불이 우리에게는 아득히 사라져 간 날들의 슬프고 기뻤던 사건들을 간직하고 있다. 고즈넉한 해안을 따라 태양 아래 죽은 듯이 입 다물고 있는 바위들조차도 우리 부족의 운명과 연결된 과거의 사건들에 대한 추억으로 몸을 떨고 있다. 이 흙은 우리 조상들의 뼈로 이루어졌고, 당신들의 구두 신은 발보다 우리의 맨발에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 힐링의 숲지기 생각


시애틀 추장의 절친한 백인 친구였던 헨리 스미스가 이 연설을 기록했다. 그는 시인이며 의사이다. 헨리 스미스는 이 연설을 30년이 지난 뒤 시애틀 선데이 스타지에 처음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애틀 추장에 대한 인상을 ‘어떤 인디언보다 체구가 크고, 기품 있는 얼굴의 소유자였다.’고 적고 있다.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 중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판단 말인가라는 연설문을 요약했습니다. 자신의 부족에게 닥쳐오는 위급상황을 고뇌하고 모든 이들에게 알렸던 이 연설문이 최근에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과학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자연을 파괴한 대가는 혹독하게 닥칠 것 같습니다. 오늘날 새롭게 해석되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을 요약 없이 한번 읽어 보시기를 숲 지기는 권합니다.

이번 연설문은 자치 정부를 가지고 있는 수쿠아미쉬 족 시애틀 추장의 후손들이 1982년에 헨리 스미스본을 정본으로 승인한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판단 말인가》 연설문을 류시화 시인이 《나는 왜 너 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책에 수록된 연설문을 요약해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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