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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Jan 27. 2022

나무처럼 살 일이다


나무처럼 살 일이다


                           유용수


나무처럼 살 일이다

아침 햇살에 맑은 이슬 털어내며 있는 듯 없는 듯

산이 되어버린 나무

혼자서는 외롭기에 헝클어진 잡풀 껴안고 숲이 되어 버린 나무

푸른 이파리 성글어진 숲을 채우고, 가을엔 단풍과

하나 되고

눈 오는 날, 가지 꺾여 나목이 될지라도

끝내 고개 숙이지 않는 나무처럼 살 일이다



어떠한 고난이 오더라도 무릎 꿇지 않고

하늘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무처럼

너와 나 자연과 하나 되어 살 일이다

혹여, 내뱉지 못한 삶의 찌꺼기가 남아 있다면

숲에 들어와 나무 하나 껴안고 꾸역꾸역 울어볼 일이다

울다 보면 조금씩 우직한 나무를 닮아 가지 않겠나


        - 유용수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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