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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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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Aug 22. 2015

끝까지 봐야 알지

일회용 종이컵

어제는 얼마 전 친구 말마따나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일 끝나고 오랜만에 운동을 갔는데

한참 운동 중에 보니, 몇 번 안면만 있는 문신을 여기저기 새기고 걸음걸이가 할램스러운 농구복 마니아가 오늘도 농구화를 신고 헬스장을 방문했더라. '양스러운 그대 왔는가?' 그러려니 그냥 물을 한잔 마시고 있는데, 옆에 와서는 정수기에서 납작한 일회용 컵을 후~불어 쓰고는 정수기 위에 두고 그냥 가는 게 아닌가!

잠깐 쓰레기통 옆에 있잖아?

몇 년 전만 해도 바로 '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말을 거는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내가 버리고 말지. 하고 내가 버리고 말았다.

맘에 안들어

다시 그 옆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자 또 와서는 물을 마시고 정수기 위에 그대로 또 올려놓고 가는 게 아닌가!!

바로 뭐라 하고 싶었지만 난 버펄로처럼 러닝머신 중이었기에 '이따 말할까? 아니야 그냥 내가 버리고 말지 뭐' 하고 있었다. 근데 잠시 후 불현듯


'혹시 계속 다시 쓰려고 두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운동하다 와서는 그 컵을 다시 쓰는 게 아닌가!!


아 양스러운 그대는 재활용의 달인, 생활 속에 아나바다, 문신은 많아도 절약정신이 투철한 물통은 못 가져왔으니 일회용이라도 여러 번 끝날 때까지 사용하는 그런 건강한 대한민국 바른 실천 젊은이가 아니었던가!


아 부끄럽다 한번 쓰고 쓰레기통에 버리며 뿌듯해했던 내가 밉다.

역시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되고, 모든 일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

다시 쓸 줄이야

너무 힘이 들어서 운동은 별로 못한 날, 운동 대신 절약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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