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픈 고양이를 보내줘야 할 날이
가까워진다는 걸 느낄 무렵에는
아이와의 시간을 기억해두려고 무진 애를 썼다.
틈날 때면 아이를 가만히 끌어안고서
체온, 감촉, 소리 뭐든 간에
오래오래 기억해두려고 애를 썼었다.
그냥 흘려보내던 일상들이
하나하나 다 아까워져서 그랬다.
슬픈 밤에는 열심히 암기해뒀던
내 고양이와의 시간을 떠올린다.
부드러운 목덜미에서 나던 꼬순내도,
배 위에 올라와 잘 때면 느껴지던 귀여운 콧바람도.
아이가 나를 밀어내고 베개를 차지한 날이면
목이 아파서 알람 없이도 깨곤 했는데,
그런 날 아침에는 아이의 몸에 뺨을 대고 누워
옅은 숨을 외워뒀었다.
겨울이면 꼭 이불 속으로 파고 들던
난로 같은 고양이.
이불 속에 손을 넣어 말랑말랑한 뱃살을
만지다 보면 저절로 잠이 들었었다.
그땐 요즘의 밤처럼 잠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