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뷔페를 잘 가지 않게 됐다. 예전에는 나 스스로의 먹성을 감당하지 못해서 뷔페를 자주 갔다. 그러나 다녀오고 나면 만족스러운 배부름이 아닌 살짝 불편한 배부름이기에 점점 더 거리를 멀리 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유행하였고, 자연스럽게 뷔페는 안 가는 곳이 돼버렸다.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 뷔페를 몇 번 더 찾았다. 물가도 많이 올랐기에 뷔페에서 밥과 커피, 디저트까지 다 해결하는 것이 가성비적으로 오히려 괜찮다는 생각도 몇 번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울하얏트호텔의 뷔페인 '테라스'에도 가게 되었고 그 뒤로 몇 번씩 오게 됐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서울하얏트에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서울 시내가 보이는 뷰라는 것이다. 잠실의 롯데타워, 강남의 무역센터, 그리고 해방촌의 언덕까지 서울의 여러 모습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창가자리는 보통 2인석이 많기에, 2명으로 일찍 예약한다면, 창가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다.
테라스 뷔페의 장점은 음식이 과하지가 않고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다. 고급스러운 음식은 없지만 편하게 먹을 것은 많이 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고급진 음식이 있는 뷔페는 가격을 엄청 비싼데, 오히려 여러 종류들 사이에서 비싼 메뉴를 많이 못 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곳은 각종 스시와 사시미, 고기들, 면과 밥까지 딱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도 후식 메뉴들도 알차다. 각종 케이크들과 과일은 기본이다. 마카롱과 초콜릿은 고급스러운 맛을 풍긴다. 아이스크림과 씨앗호떡은 과거의 향수도 자극하면서 부드럽게 가득 찬 배 속으로 들어간다.
와인이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안주로 먹을 수 있는 치즈와 핑거푸드도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메뉴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으면서 다른 호텔 뷔페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서 오기 좋은 것 같다. 정신없이 먹으면서 입이 심심할 때에는 커피를 주문하면 된다. 커피는 캡슐도 있으며 직원분들께 주문도 할 수 있다. 물론 가격은 따로 받지 않는다. 반면, 탄산은 추가 주문을 해야 되는데, 직원분들께서 경고를 한번 주신다.
매번 이곳에 올 때마다 내가 여유로울 때 와서 그런지 모든 사람이 다 여유로워 보인다. 보통 가는 평일 낮에 가족들, 혹은 지인과의 모임을 위해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다들 급한 것도 없이 식사하며 시간을 즐긴다. 창가에서 햇빛을 받으며 서울을 보는 팀들도 있고, 조금 아늑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더욱 집중하는 팀들도 있다. 한 번은 내 옆 테이블에 앉은 남성분은 혼자 오셔서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어쩌면 그 여유를 같이 즐기고자 이곳을 찾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음에도 평일 낮에 시간이 되면, 그 여유를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