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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alty Salt Jul 10. 2024

어느 한 익명의 외침

'리얼 뱅크시'에 다녀와서...

리얼 뱅크시

Banksy is Nowhere

그라운드서울

2024.05.10 ~ 2024.10.20


뱅크시는 예술계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한 사람이다. 영국 출신의 그라피티 작업가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도 없어 신비주의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에 침입하여 자신의 작품을 몰래 전시한 것부터, 경매에 낙찰되는 순간 그림을 파쇄한 것, 센트럴파크에서 자신의 작품을 60불에 판매한 것 등등 다양한 기행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뱅크시가 직접 설립한 'Pest Control'이라는 회사의 인증을 받은 29점의 작품들과 그와 관련된 사진, 영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뱅크시가 직접 구성에 관여하진 않았겠지만, 그의 전시회답게 매우 불편한 전시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지하 4층까지 걸어간 이후에 다시 지상 1층까지 걸어 올라오면서 전시를 봐야 되는 구성이다. 전시장은 뱅크시 작품들의 레플리카가 도배되어 있어 사실 보는 느낌은 좋았다. 이게 어느 순간부터 어느 부분까지가 진짜 뱅크시의 손을 거쳐간 것인지 구분하기도 조금 힘들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있었다.)

그래도 유명한 진품 작품들 옆에는 실제 그라피티가 있는 장소의 사진, 관련된 영상 등도 있어 조금이나마 몰입을 더 할 수 있는 느낌은 있었다. 그렇지만, 그라피티의 판본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라, 그 자체에서 오는 어떠한 감동이나 느낌은 거의 없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힙하다는 느낌의 최고 권위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꼬는 풍자의 절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호텔도 운영하고, 디즈멀랜드와 가구 회사까지 모든 것에 진심인 그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층은 코로나와 난민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판매금을 다 관련 단체에 기증했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하게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조금씩이나마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것도 느껴, 그에 대한 존경심도 조금씩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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