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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alty Salt Jul 26. 2024

신비한 자연을 느끼다. (홋카이도 2일차-2)

'비에이'에 다녀와서...

오토코야마(男山) 주조 박물관

조식을 끝내고 아사히카와에서 유명한 오토코야마(男山) 주조 박물관에 갔다. 1697년부터 시작된 사케 공장은 세계 주류 콩쿠르에서 37년간 연속 금메달을 받은 만큼 유명하고 품질이 좋은 브랜드라고 한다. 술, 그것도 사케에는 지식이 하나도 없어 별 감흥이 없었지만, 사케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는 브랜드인 듯했다.

'오토코야마 도쿠베스 준마이' '오토코야마 준마이 다이긴죠' 같은 유명한 술도 팔고 북해도 한정판도 팔지만, 사오진 않았다. 2,3층은 주조 과정에 대한 박물관처럼 되어 있으나 일본말로 대부분이 적혀있어 내용을 알긴 어려웠다.

1층에는 시음을 해볼 수 있고 1인당 2잔의 기회를 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명한 사케들을 다 유료라 사케를 두 입정도 맛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비에이로 이동해야 되어 일정이 조금 빡빡한지라, 오랜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


패치워크(パッチワーク)의 길

일본에서 많은 광고를 찍었던 배경이라 유명한 곳이다. 여러 색의 들판들과 사잇길들로 인해 마치 패치워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모든 포인트를 다 내려서 보는 것은 아니었고, 세븐스타 담배 케이스에 일명 '세븐스타 나무'에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유명한 세븐스타 나무보다 근데 그 옆에 있던 길가에 심어져 있는 자작나무 몇 그루가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닛산 자동차 스카이라인에 나온 사실은 한 그루인 '켄과 메리의 나무', 아빠-자식-엄마 순으로 있는 '오야꼬나무(親子の木)', 마일드 세븐 CF의 배경 장소인 '마일드세븐 언덕' 등은 차장을 통해 봤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그중 아무 이름도 없던 길가의 자작나무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패치워크의 길이었다.


흰수염폭포(白ひげの滝)

홋카이도에서 가장 높은 만년설이 보이는 이름도 대설산인 다이세츠잔(大雪山) 국립공원 초입에 위치해 있다. 비에이강 위에 철교에 올라가게 되면 폭포를 보게 된다. 이름이 왜 흰수염폭포인지 바로 알 수 있게 검은 돌 위로 물은 흰 색상을 띠며 뻗으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객관적으로 사실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도, 한국의 다른 폭포들과 다른 점이 크게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주변 풍경들과 푸른 강이 주는 신비로움 때문인지 묘하게 계속 시선을 뺏기게 된다.

그 앞에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우유가 맛있는 홋카이도라 그런지 아이스크림도 맛있었다. 근데 직원분이 완전 FM이라, 몇 명이 기다리든지 항상 웃으면서 아이스크림 중간중간 재냉동 타이머를 꼬박꼬박 누르면서 줘서 하나씩 나오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뭔가 FM의 일본다운 매장을 체험한 것 같았다.


푸른연못(青い池)

흰수염폭포에서 보이던 푸른 물이 고여 만든 연못이다. 비에이 강에 설치된 제방에 강물이 체류하면서 우연히 생긴 인공 호수라고 한다. 상류의 시로가네(白金) 온천 지역에서 나오는 알루미늄을 함유한 물이 비에이 강의 하천수와 섞이면서 콜로이드(입자가 액체에 분해된 상태) 상태가 되는데, 그 입자가 태양광을 반사해 산란하기 쉬운 푸른빛이 눈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OS X Mountain Lion, 애플의 iOS 7, iOS 8 배경 중 하나로 사용되어 더욱 인기가 많아졌다.


6월이라 걸어 다니는 산책길 주변의 자작나무과 그 주변 숲들은 초록색을 띄고 있다. 그러나 푸른 연못에 잠긴 나무에는 죽어있고 생명이라고는 느낄 수 없다. 그 조화는 기괴하게 느껴지지만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날씨가 살짝 흐려 먹구름과 흰구름으로 인해 여러 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 있는 시간 동안 하늘의 상황도 계속 바뀌었다. 그러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물의 색도 변하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흰수염폭포와 함께 다른 계절에도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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