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너무 개운한 한 그릇

술 좋아한다면 필독.

by 하루의 한 접시

맑고 개운한 국물보다, 뽀얗고 고소한 국물이 당길 때가 있다. 속이 불편할 때, 입맛이 없을 때, 꼭 찾게 되는 북어국이 그런 음식이다.


그저 맹물에 북어를 넣고 끓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진한 맛.


복잡한 재료도, 오래 끓일 필요도 없다. 단 하나의 재료, 말린 북어만 있으면 충분하다. 들기름으로 감싼 고소한 향, 깊이 있는 국물, 뽀얗게 우러난 색까지 완벽한 북어국을 지금 만들어보자.

pollack-soup-1.jpg 북어 헹구는 장면 / 푸드월드

말린 북어는 물에 오래 담그지 않는다. 4~5cm 길이로 자른 뒤 흐르는 물에 먼지만 제거하듯 재빨리 헹군다.


너무 오래 물에 씻거나, 물 속에서 불리면 북어의 진한 맛이 빠져나가 국물맛이 밍밍해진다. 헹군 후엔 물기를 꼭 짜지 말고 표면만 눌러 정리하자.


이렇게 손질한 북어는 들기름 2큰술과 함께 조물조물 무쳐준다. 이 단계가 북어국의 향과 맛을 좌우한다. 들기름을 머금은 북어는 끓는 물에 들어가며 고소한 풍미를 배가시키고, 국물에 윤기를 더해준다.

pollack-soup-3.jpg 북어국 끓이는 장면 / 푸드월드

북어를 냄비에 넣고 잠길 정도의 물과 사케 100ml를 부어 센 불로 끓인다. 뚜껑은 열고 5분간 끓여 비린내를 날리자. 국물이 서서히 뽀얗게 변하고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한다면 준비된 무와 다진 마늘을 넣고, 물을 한 컵 추가한다.


중불로 줄인 뒤 뚜껑을 덮고 30분간 은근하게 끓인다. 이 시간 동안 무는 국물에 녹아들고 북어는 국물과 하나가 된다. 이 과정이 국물에 깊이를 더하는 핵심이다.

pollack-soup-5.jpg 마무리로 계란물을 넣는 모습 / 푸드월드

마무리 단계에서는 대파 반대, 깍둑썬 두부, 어슷 썬 홍고추를 넣는다. 간은 액젓 1큰술과 소금 약간으로 조절하되, 처음엔 싱겁게 시작하는 게 좋다. 맵게 먹고 싶다면 홍고추를 한 개 더 넣어보자.


기호에 따라 계란을 살짝 풀어 넣고 반쯤 익었을 때 불을 끈다. 계란은 휘젓지 말고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두면 식감도 국물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pollack-soup-4.jpg 냄비에 담긴 북어국 / 푸드월드

이렇게 완성된 북어국은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입안에서 퍼지는 들기름 향, 부서지듯 부드러운 북어 살, 적당히 익은 무와 두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아침 해장국으로도, 부담 없는 한 끼로도 제격이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아니지만, 한 그릇 안에 정성이 담겨 있다. 북어 하나만 있으면 완성되는 이 국, 속이 답답한 날 꼭 한 번 끓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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