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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일영감 Feb 16. 2016

일일영감의 잡담

# 23 영화, Lolita(1962, Stanley kubricks)




말 많은 일일영감이 다소 수다스러운 잡담이지만
농도 짙은 대화를 해보려 합니다.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
일일영감의 잡담가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잡담 거리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로리타 콤플렉스'를 주제로 한 영화, Lolita(1962, Stanley kubricks)입니다.



LOLITA (1962, Stanley Kubrick)


1. 춤도 출 줄 몰랐던 중년 남자는 4년 만에 사랑 때문에 살인하기까지 이른다. 수시로 로리타에게 '우리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당부하던 험버트는 자신을 단죄하면서 느꼈을 약간의 죄책감으로 미성년 소녀에 대한 사랑을 키워갔을 것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지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 그러니까 로리타가 삐뚤어진 것도 당연한 순서다. 심지어 어머니가 로리타의 외박을 허락할 때도 험버트는 로리타를 너무 풀어주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억압의 결말은 탈출뿐이다. 도망치고 싶은 당신에게 나는 <로리타>를 추천하고 싶다.


2. 험버트는 그러나 로리타가 동년배와 '정상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매우 불쌍한 모습으로 눈물 흘리면서도 그 관계를 인정하고 만다. 그러나 자신의 사랑을 정신과적 치료 대상이라 단정 지으면서도 뒤에서는 몰래 로리타와 사랑을 나눴던 퀼티에 대해서는 용서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의 '비정상적' 사랑을 종식했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사랑의 대상과 다시 '비정상적' 관계를 맺었던 퀼티에 대한 복수이자 처형식인 셈이다. 이것은 멀리서 보면 통념 밖으로 벗어나 돌연변이 같았던, 지난 감정에 대한 자가 심판이기도 하다. 이렇게라도 보통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나는 <로리타>를 추천하고 싶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9 스탠리 큐브릭전'을 기념해 이번 겨울 한국 영상자료원과 CGV아트하우스 명동역 씨네 라이브러리,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등에서 영화 상영회가 몇 차례 있었다. 만약 아직 상영회에 가지 못했다면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시계태엽 오렌지>, <샤이닝>의 특별 연장 상영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가보시기 바란다.

글 _ 정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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