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일일영감의 잡담 영화 <THX-1388>
<스타워즈>는 그의 '최고작'이 아니다. 영화 <THX-1138>
33조원,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9%에 해당되는 이 천문학적 금액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창출된 이익입니다. 오늘 일일영감의 잡담에서는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구축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THX-1138>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작품은 71년도에 개봉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알파고에서 비롯된 '인공지능'에 대한 화두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THX-1138 (1971, 조지 루카스)
조지 루커스를 <스타워즈>만으로 알고 있다면 좀 안타까운 일이다. <THX-1138>은 제작연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이 고도로 구현된 미니멀리즘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결정이 전체를 위해서 계산된다는 세계관과 그에 맞서는 한 개체 사이의 갈등이라는 줄거리는 일견 따분해보이지만 야심으로 가득찬 미쟝센은 지루할 틈도 주지 않는다.
영화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려다가 내내 실패하던 음악이 마침내 새빨간 태양과 함께 온전하게 흘러나올 때, 그 장면이 다른 어떤 탈출 영화보다도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THX-1138이 사다리를 올라가는 행위와 동시에 그에 대한 수배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체포 비용이 예산을 초과했기 때문에 수배를 포기하라는 통제실의 지시는 이 세계관의 시니컬함이 극에 닿았음을 알린다.
"We have to go back. This is your last chance to return with us. You have nowhere to go. You cannot survive outside the city shell. We only want to help you. This is your last chance."
글_정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