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념이 된 너에게
나는 너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네가 기댈 곳이 되어주고 싶었다. 의지가 되고 싶었다. 너는 나를 위로하는 사람이었고 내 기댈 곳이었으며 내가 의지할 사람이었다.
우연히 마주친 네 글에서 너의 불안이 드러났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문장에서 네 연약한 몸뚱어리가 아른거렸다. 너는 많이 불안해 보였다. 사람에 지치고 환경에 지치고 한계에 부딪혀 쓰러진 너는 한 명의 외로운 항해자였다.
손을 들어 네가 더이상 부서지지 않게,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너는 아지랑이였다. 더이상 나에게 너는 실체가 아닌 상념에 불과했다.
그래서 문득 들었던 손을 떨궜다. 아무리 뻗어봤자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걸 다시금 깨닫자 다시 조금 아팠다. 그러나 더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다만 나는 눈을 감고 너를 생각했다. 나의 이 조용한 위로가 저 멀리 있는 너에게 닿기를 바랐다.
안 들릴 걸 알면서도 나는 눈을 감고 너를 위한 말들을 중얼거렸다. 가까운 기댈 곳이, 의지가, 위로가 되지는 못 한 주제에 나는 여전히 실체가 없는 너조차 걱정하고 있있다.
닿지 않을 말들만 중얼거린다. 다만 네가 그만 아파하기를 바라면서. 조금이라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세상이 널 버려도, 널 탓해도, 그래서 무너질 것 같아도, 무너지고 있어도, 너를 사랑했던 나를 기억해 줬으면 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실체가 아닌 기억이, 상념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너를 탓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네 행복을 위해 마음쓰는 내가 있다. 네 행복을 위해 나는 너를 사랑했고 이제는 단지 너를 걱정한다.
무엇보다도 그냥 네가 푹 잤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