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기분이 축 쳐집니다
장마가 시작된 탓인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어제도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은데
쳐지는 기분의 이유를 찾아 보다
기분이 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모양의 병에 따르던
그 병의 바닥부터 꼭 맞아 들어가는
물의 성질과 기분의 성질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기분이..
오늘은 평범하지 않은 모습의 병에 담겼나 봅니다
그 모습을 보는 주위의 시선들이
서둘러 평범한 모습의 병으로 기분이 옮겨 담아지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런 시선들에 못 이겨
평범한 모습의 병으로 기분을 따라보려 애써보지만
평범하지 않은 모습 탓인지
병의 입구가 좁은 탓인지
잘 옮겨지지가 않습니다
잘 옮겨지지 않아 괜스레 더 축 쳐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애쓰는 모습을 보던
친구 하나가 한마디 툭 던져줍니다
그런 날도 있는 거야
그 말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요
그렇습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평소 보다는 쳐지는 기분이어도..
하루쯤은 그렇게 지내보는 것도..
오늘을 견뎌보는 것도..
생각보다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날도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