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나는 어김없이 손에 쥔 작은 세상을 펼칩니다
세상이 내뿜는 소음에 지쳤는지
비에 섞여 내리는 아픔들이 싫었는지
다른 이들도 하나 둘씩 서둘러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 들고
자신들만의 세상으로 사라집니다
우산 속 세상은 고요합니다
뒤틀린 시선도
수군거리는 입들도 없습니다
오직.. 나만이 존재합니다
고요한 우산 속 세상에서 소망해 봅니다
이 비가 어서 그치기를..
비가 그치고 난..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세상은..
그 어떤 경계를 펼치지 않아도 고요할 수 있기를..
비가 잦아 듭니다
이제.. 작은 세상을 접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손은 이 작은 세상을 쉬이 놓지 못합니다
머지않아 다시금 펼쳐야 할 것만 같아서..
비가 내립니다
나는 다시 작은 세상을 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