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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걱정은 방울방울

by 어느좋은날
122-걱정은 방울방울.jpg







후우..


큰 한숨이 저절로 쉬어지던 어느 날..

창 밖으로 비눗방울들이 방울방울 올라옵니다

고개를 내어 내려다보니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불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본 비눗방울도 참 반가웠지만

비눗방울을 부는 아이들의 그 모습이 마치..

행복함을 한 모금 머금은 뒤.. 행복을 방울방울 부는 듯 보여졌습니다


더불어..

분명.. 나도 저만했을 때는

비눗방울물 한 통과 끝을 살짝 자른 빨대 하나면

몇 시간을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하게 놀았었는데..

하는 추억에도 잠시 들러보게 해줍니다



아이들의 비눗방울이 사라지고

다시 한적해진 마당에..

비눗방울물 한 통과 끝을 살짝 자른 빨대 하나를 들고

우두커니 서 봅니다


그리고는..


후우..


하고.. 아까와 같은 큰 한숨을 쉬어 봅니다

입에 문 빨대의 끝에서 작은 비눗방울이 하나 만들어져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까의 한숨처럼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지어집니다

다시 비눗방울물을 가득 묻힌 빨대를..


후우..


하고 불어 봅니다

조금 전 보다 큰 비눗방울이 생겨 하늘로 오릅니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여러 걱정이 담긴 크고 작은 한숨을.. 몰아 내쉽니다

크고 작은 비눗방울들이 하늘을 수놓다 사라지듯..

내 걱정들도 이 비눗방울에 실려

방울방울 날아가다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크고 작은 한숨을 한껏 쉬어 봅니다


후우..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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