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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마음이라는 바통

by 어느좋은날
123-마음이라는 바통.jpg







아무리 강심장을 지닌 육상선수라 할지라도

이어달리기에 참가할 때면 긴장을 한다고 합니다

바로 자신의 다음에 뛸 선수에게 바통을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 뛰어도.. 다음 선수가 아무리 잘 달려도..

이 바통 터치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기록의 손실이 커지기에 그렇습니다



그런.. 이어달리기의 바통이

우리네 마음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상대방을 향해 열심히 달려서

힘들지만 기쁘게..

숨이 차지만 정성스레..

떨어뜨릴까 두려웠지만 고이 부여잡은..

마음을..

상대에게 전해보려 할 때의 떨림부터

상대방이 그 마음을 매끄러이 받아주었을 때의 기쁨과

그 마음을 마지못해 받아주었을 때의 석연찮음..

그리고 그 마음이 전해지다 떨어져 버렸을 때의 슬픔이

이어달리기의 바통과 많이 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에게 전해보려는 마음이

진실된 미안함일 수도..

겪어보아서 아는 위로일 수도..

몰래 키워내다 너무 자라버려서 더는 숨기기 어려운 사랑일 수도..

그렇게 제 각각의 모습으로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변질 없이 건네지고

건넨 그대로 온전히 받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바통이 잘 전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바통이 잘 전달되지 않고 떨어졌을 때..

마음이라는 바통은 잘 추슬러서 다시 건네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어달리기에서는 시간으로 순위를 매기고 경기를 마치기에

떨어진 바통을 다시 주어도 순위 안으로 들어가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마음이라는 바통은 우리네 삶의 시간 안에서 존재하기에

떨어진 마음을 주어서 다시 건네어 볼 수 있는 시간 역시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마음을 건네 받고.. 건네주면서.. 살아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 떨어졌던 마음을 다시 주어 건네 보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거절의 슬픔에..

알량한 자존심에..

떨어졌으니 깨져버렸을 것이라는 착각에..

떨어진 마음을 그냥 내버려둔 채 살아 온 것은 아닐런지요?


우리네 삶의 달리기는 생각보다 길고..

마음이라는 바통은 생각보다 쉬이 깨지지 않기에..

앞으로의 삶에서는..(지난 삶에서라도..)

떨어진 마음이 보인다면..

그 마음을 주어 다시 건네어 보려 합니다


마음이라는 바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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