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행복을 조각하다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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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세상을 떠난 핍스 페스터스 본은

목각 공예의 달인으로.. 그의 조각품들은 실물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의 다양한 오리 모양의 조각들이 유명했는데

그는 자신의 조각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리를 조각하는 것은 쉽습니다

나무토막을 보면서 오리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그 오리 모양 이외의 것들을 모두 깎아내면 됩니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고 꿈꾸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 노력의 대부분은 지금의 삶에서..

무언가를 더하거나 채우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하지만..

그 무언가를 더하거나 채워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쉽게 놓치는 한가지는..

나홀로 그려놓은 결과론적인 행복이 최선이라 생각하며..

아직.. 과정 속에 놓여있는

스스로에게나 주위 사람들의 고됨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만 더.. 이것까지만 더.. 하다 보면..

그 행복의 크기가 커질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 행복이 완성될 수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행복이..

더함이나 채움으로만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행복은..

나무로 만든 오리 조각처럼..

주어진 것에서 하나하나 깎아내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그 본 모습을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동안 행복이 생각보다 멀게 느껴졌던 건..

으레.. 행복은 지금의 모습에서

보다 더해지거나.. 보다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더하고 채워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버리고 내려놓는 것 역시도 행복해질 수 있는 길임을

새삼 다시 생각해보며..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쉬이 놓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그런.. 오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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