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가 있습니다
바람에 온몸을 맡기어 쉬이 흔들리어
가볍다.. 줏대가 없다.. 라는 등의 소리를 듣지만
쉬이 흔들리는 만큼 큰바람에도 꺾이지 않으며 유연히 대처합니다
대나무도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쭉 뻗은 그 모습은 마치
올곧음과 더불어 어떠한 이유로든 스스로의 의지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올곧음이.. 굽히지 않음이..
큰바람을 만나면 버티고 버텨내다
결국 부러져 버리고 맙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방향에 있어
다양한 경로와 사람들을 통해 여러 조언을 듣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하라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저렇게 하라 말을 합니다
그런 많은 조언들 중에는 크게 상충되는 조언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갈대와 대나무의 비유입니다
거세고 험한 바람이 잘 날 없는 삶의 여정에서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굽히기도.. 숨기기도.. 하며
갈대처럼 유연하게..
일종의 묵인과 상황에 맞는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과
거세고 험한 바람이 잘 날 없는 삶의 여정이기에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빈번하게 찾아오는 달콤한 솜사탕 같은 여러 유혹 앞에서
딱 한번만 하며 눈을 감거나 현혹되지 않으며
대나무처럼 올곧게..
불의에 대한 맞섬과 양심에 반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조언이..
서로 상충되어..
오히려.. 삶을 살아나갈 방향을 제대로 잡기 어렵게 만듭니다
때로는 갈대처럼
때로는 대나무처럼
타인에게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살 수만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나무 같은 사람인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갈대였고
갈대 같은 사람인줄 알았던 사람이 오히려 대나무였음에..
많은 마음들이 혼란스러운 요즘이어서..
그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살아가다 보면..
꺾여도 보고.. 굽혀도 보다 보면..
언젠가는..
갈대 같은 대나무의..
대나무 같은 갈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욕심 같지만.. 하루 빨리..
그런 날이..
그런 내가..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