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마트료시카 인형

by 어느좋은날
134-마트료시카 인형.jpg







예로부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했던가요?

겉과 속이 다름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늘 주위의 누군가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겉보다는 속이 예쁜 사람이 되어라

외모보다는 마음을 잘 가꾼 사람을 사귀어라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흘려 들은 채..

보이지 않는 속과 마음보다는

눈에 보이는 겉과 외모를 먼저 쫓으며 살아왔음을

크게 부정하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불확실함을 쫓으려 애쓰기 보다는

보여지는 확실함을 쫓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합리화시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장식장에 놓여 있던 둥글둥글한 마트료시카 인형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제일 큰 겉의 인형을 열면

겉의 인형 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같은 모습을 한 인형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조금 작은 인형을 열면

조금 더 작은.. 하지만 같은 모습을 한 인형이 들어 있고요

그렇게 예닐곱 개가 차곡차곡 들어 있는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해 봅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는 건 이런 것이겠구나..

나를 벗겨내도 같은 모습의 내가 그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요



사람이기에.. 그 속을 알 수 없고..

사람이기에.. 그 속을 들여다 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알 수 없어도.. 그 속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람이기에.. 믿을 수 있고..

사람이기에.. 마음 그대로를 건넬 수 있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마트료시카 인형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keyword
어느좋은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1,529
매거진의 이전글갈대와 대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