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여우눈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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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질 만큼 햇살이 좋던 어느 겨울 날..

햇살 사이로 하얀 눈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여름 날.. 잠시 더위를 식히고 사라지는 여우비처럼..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내리는 눈은..

겨울 바람이 파고들어 차가워진 마음을 잠시 녹여주는 듯 했습니다



햇살 속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감정의 공존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기쁨 가운데서도 슬픔이 느껴질 수 있음과

슬픔 가운데서도 기쁨이 느껴질 수 있음이..


반가움 가운데서도 어색함이 느껴질 수 있음과

어색함 가운데서도 반가움이 느껴질 수 있음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면서 부러움이..

누군가의 불행을 위로하며 안도감이 느껴질 수 있음이..


늘 그렇지는 않더라도

잠깐 잠깐 느껴지는 이런 두 감정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들기도 하지만..


오래지 않을..

잠시만 느껴졌다 사라질 감정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럴 때도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햇살이 좋음에도

그 햇살을 머금고 반짝거리며 눈이 내리는

그런 날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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