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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마음의 벽

by 어느좋은날
148-마음의 벽.jpg








벽돌 하나를 쌓아 올립니다

무언가가 싫어지거나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그 마음이 자라 미움이 될 때마다

벽돌 하나를 쌓아 올립니다


쌓인 벽돌을 하나 내려 놓습니다

무언가가 좋아지거나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어지거나

싫어하고 서운하던 마음이..

어떠한 계기로,, 풀어지게 될 때마다

쌓인 벽돌을 하나 내려 놓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 벽돌이 높게 쌓일 일이 없었습니다

오늘 벽돌을 쌓아도 내일이면 쌓은 벽돌을 다시 허물만큼

무언가가 쉬이 싫어져도.. 다시 쉬이 좋아질 만큼

순하고 유한 마음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벽돌이 쌓일 일은 많은데 비해

쌓인 벽돌을 다시 내려 놓을 일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서 말이죠

나이를 얻는 대가로 순함과 유함을 잃은 것인지..

세월의 찌꺼기가 마음 속에 쌓여 굳어가는 것인지..

벽돌들이 쌓이고 쌓여 높아져만 갑니다


어느 정도 높이의 벽돌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내 가치관이나 성향을 나타내주는

훌륭한 세상과의 경계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정작.. 생각보다 높아져 가는 벽돌들 앞에서는

이러다 이 벽돌들이 경계가 아닌.. 진짜 벽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벽이 되어 버리면.. 그 때는 하나 하나 내려 놓기에 너무 늦는 것은 아닐는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하여.. 오늘은..

한 움큼의 걱정이 서린 손을 뻗어 봅니다

그리고 높이 쌓인 벽돌들 중 하나를 내려보려 합니다


마음의 벽이 생기는 것은 싫기에..

굳어가는 마음을 지니고 사는 것은 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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