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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쳇바퀴

by 어느좋은날
170-쳇바퀴.jpg








얇고 긴 장애물 하나..

짧고 뭉뚝한 장애물 하나..

길다랗고 큰 장애물 하나..


잠시 숨을 돌릴만하면 장애물이 하나씩 나타납니다

힘겹지만 발을 뻗어 가까워지는 장애물을 넘어 냅니다

하나쯤은 그냥 흘려 보내볼까 싶기도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버려서인지.. 일상이 되어 버려서인지..

어느새 장애물을 뛰어 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우리는 흔히..

별다른 일 없이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일컬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다.. 하고는 합니다


잠시 멈추어 쉬고 싶지만

한 번 멈추면 한참을 멈추어 있어야 할 것 같고

지금의 반복을 벗어나고픈 마음은 있지만

막상 벗어날 용기는 아직 자라나지 않았고

차츰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또 하루를 살아내 보지만

여전히 제자리에서 허덕이고 있는 중인..

일상들을요


그럼에도 이런 일상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런 쳇바퀴 같은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느껴지고

희망이 허망으로 느껴져

삶이 참 얄궂다는 생각이 들 즈음..


어김없이..

하지만..

이전보다 수월하게..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았던 쳇바퀴의 삶이..

그래도.. 쳇바퀴를 구르는 다리 근육을..

그리고.. 쳇바퀴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 근육을..

키워내 주었을 것이기에..



오늘도.. 피하지 못 할 하루가 반복되겠지만..

어제보다는 단단해진 그 다리로..

이전보다는 담담해진 그 마음으로..

기꺼이.. 오늘을 살아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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