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발걸음이 하나 있습니다
쉼 없이 걸어오다 어딘가에 앞에서 멈춰 선 발걸음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머뭇거림이라 합니다
앞으로의 내디딤에 실린 불안함이,
내디딜 길에 놓인 두려움이,
하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마음에 깃든 망설임이,
그렇다고 마냥 멈춰 서 있기는 싫은 아쉬움이
복잡하게 섞여, 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다른 누군가는 이를 보며 머묾이라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디딤에 실렸던 수고함이,
내디딘 길에 놓여진 그간의 노력들이,
하여 이제는 좀 쉬어도 되지 않나 하며 마음에 깃든 고단함이,
그리고 그대가 곁에서 함께 머문다는 안도감과 고마움이
고르게 섞여, 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멈춰 선 발걸음이 하나 있습니다
이 멈춤이 머뭇거림인지 머묾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쉼 없이 걸어오다 그대 앞에서 멈춰 선 이 발걸음은..
어쩌면.. 머뭇거림과 머묾 사이 어디쯤엔가 놓여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