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머뭇거림과 머묾 사이

by 어느좋은날
195-머뭇거림과 머묾 사이.jpg








멈춰 선 발걸음이 하나 있습니다

쉼 없이 걸어오다 어딘가에 앞에서 멈춰 선 발걸음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머뭇거림이라 합니다

앞으로의 내디딤에 실린 불안함이,

내디딜 길에 놓인 두려움이,

하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마음에 깃든 망설임이,

그렇다고 마냥 멈춰 서 있기는 싫은 아쉬움이

복잡하게 섞여, 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다른 누군가는 이를 보며 머묾이라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디딤에 실렸던 수고함이,

내디딘 길에 놓여진 그간의 노력들이,

하여 이제는 좀 쉬어도 되지 않나 하며 마음에 깃든 고단함이,

그리고 그대가 곁에서 함께 머문다는 안도감과 고마움이

고르게 섞여, 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멈춰 선 발걸음이 하나 있습니다

이 멈춤이 머뭇거림인지 머묾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쉼 없이 걸어오다 그대 앞에서 멈춰 선 이 발걸음은..

어쩌면.. 머뭇거림과 머묾 사이 어디쯤엔가 놓여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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