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조언의 속도

by 어느좋은날
201-조언의 속도.jpg








조금 앞선 발걸음이 하나 있습니다


조금 뒤쳐진 혹은 넘어진 이들의 손을 맞잡고

조금 앞선 곳으로 잡아 당겨서

뒤처짐을 만회하고 넘어짐을 일으켜 세우는 그런 발걸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만회와 일으켜 세움에 스스로가 뿌듯했었는지

조금 앞섰던 발걸음은

빨리 그리고 많이 앞서기 시작했고


조금만 힘을 내면,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따라갈 수 있음에, 다가갈 수 있음에

맞잡고 놓지 않았던 앞선 손은

안간힘을 내어 뻗어봐도 닿지 않을 만큼 멀어져 갔습니다



이제는 한참 앞선 발걸음이

다시 뒤쳐진 혹은 넘어진 나를 돌아보며


할 수 있다고, 어서 오라

여전히 밝은 미소와 힘찬 손짓으로

나아갈 길을, 내디딜 길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맞잡고 있다 놓쳐 버린 손이,

너무 멀어져 버린 발걸음이,

오히려 나를 뒤쳐지고, 주저 앉게 합니다



우리가 삶에서 주고 받는 조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뒤쳐진 누군가를 위해

넘어진 누군가를 위해

건네고 제시한 조언들이

뒤쳐지고 넘어진 이들의 속도를 살펴보지 않은 채 너무 앞서 버린다면

그 조언은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조롱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조금 앞선 발걸음이..

그 자리에서 내미는 손이..

그래서 맞잡고 나아가 볼 마음을 일게 해주는 것이..

가장 알맞은 속도의 조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keyword
어느좋은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1,529
매거진의 이전글비 오는 날은 시끄럽다